북한 식량·보건 위기 지속...국제 원조는 지난 10년간 약 80% 감소
북한의 식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마저 매년 대폭 줄어들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북한 전체 인구 2천 462만 명 중 약 70%(1천 800만 명)가 기본적인 식량이나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2년 기준 북한의 5세 이하 아동 중 27.9%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또 북한 주민의 약 25%는 필수 백신 등 기초 의료 지원마저 못 받고 있고, 700만 명은 안전한 음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에 노출된 상황이다.
위기가 계속되는 원인은 주로 풍수해, 가뭄과 기근, 잘못된 식량정책 등이라고 유엔은 분석했다.
굴람 이사카이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관은 8일 '미국의 소리'(VOA)에서 "200여만 명의 아동, 임산부, 노인들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35만 명에 달하는 임산부와 신생아들은 출산 직후 기초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 산후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을 2년 연속 식량부족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북한은 1990년대 대기근으로 10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최악의 식량난을 겪었다. 이후 상황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으나, 농지·종자·연료·비료 부족 등으로 인해 만성적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은 북한의 식량·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지원은 매년 줄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규모는 2004년 3억 달러(3천273억 원)에서 작년 5천만 달러(545억 원)로 줄어들었다. 10여 년간 약 80%나 감소했다.
이는 북한 핵 문제 등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유엔은 분석했다. 대북 금융 제재와 국제 사회의 지원 기피로 인해 인도적 원조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