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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의 의정활동 최우수 30걸에 추미애, 한영애, 이미경 의원 등 여성 의원 3인이 선정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모니터 시민연대’(국감연대)가 결산보고서를 내며 발표한 국감개혁 상위평가 의원 20인 중에도 추미애, 김정숙, 신낙균, 이미경 의원 등 여성 의원 4인이 끼어 있었다.

이처럼 여성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15대 국회엔 그 어느 때보

다 많은 여성들이 진출했고, 특히 지역구 출신(추미애, 임진출, 박근혜

의원)과 여성운동계 출신(신낙균, 이미경, 김정숙 의원)들의 진출이 많

았다. 이들의 의욕과 자부심이 의정활동으로 가시화된 것은 당연하다.

이 저력을 모아 15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이 연대해 각 당 원내총무

들끼리 합의한 내용에 대해 ‘막판 뒤집기’를 한 시도는 대표적으로

2건 꼽힌다. 그중 하나가 바로 2월 8일 전격 통과된 개정선거법 중 정

당법에 ‘여성 비례대표 30% 할당’ 조항의 신설을 이끌어낸 것. 민

주당·한나라당 모두에선 여성 30% 할당 논의가 무르익었었고 양쪽

다 당 총재들의 특별지시가 있었던 터라 별 걱정을 하지 않았던 여성

의원들은 막상 각당 원내총무들 간의 합의 자리에서 자민련이 난색을

표하면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기민하게 대응했다. 민주당의 신

낙균 의원을 중심으로 법안 문구를 작성하고 299명 의원들에게 법안취

지문과 동의요청문을 희람하며 동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 수정안

에 38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내 접수, 수정안 찬반 투표에서 재적의

원 275명 중 266명의 찬성을 얻어내 우리 여성정치사에 길이 남을 획

기적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다음으론, 헌재의 결정으로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민법의 동성동본금

혼 조항과 정부가 삭제하도록 개정안에 포함시킨 여성의 6개월 재혼

금지조항을 현행 유지하도록 수정한 민법개정안의 통과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신낙균, 이미경, 김정숙 의원 등을 중심으로 30여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낸 수정안이 제출되었으나, 아쉽게도 부결됐다.

관계자들은 이처럼 여성 의원들이 주류 남성 의원들에 당당히 맞서 반

전을 꾀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로 ▲14대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숫적 증가 ▲여성 의식의 대중화를 통한 자질 향상과 여성들의 대변인

이라는 소명감 ▲여성운동가 출신 또는 여성정책 전문가의 진출을 꼽

는다. 특히, 여성운동가 출신들의 활약에 힘입어 그동안 관계가 소홀했

던 정당과 여성단체들 간의 의사통로가 마련돼 여성계의 요구가 정책

적으로 잘 수렴될 수 있도록 물밑작업이 왕성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여성 의원들은 여성정책 발전과 여성 지위 향상에 어느 정

도 기여했을까.

무엇보다 15대 국회 여성 의원들은 그간 여성 의원들의 전유물로 여겨

지던 보건사회위 중심을 벗어나 교육위, 문화관광위, 노동환경위, 내무

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97년 2월 여성 의원으로선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연단에서 국정운영

관련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해 주목받은 신낙균 의원은 지난 국감 교육

위에서 교단에서의 학생 성폭력을 이슈화시켜 교육부로부터 관련법안

개정 약속을 받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 9월 광주사태를 언급하며

당시 소속정당 한나라당의 당론에 정면 도전해 동티모르 파병안에 홀

로 찬성, 일약 ‘스타’가 된 이미경 의원은 노동환경위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각종 언론매체에서 늘 의정활동 최상위권에 들곤 했다. 그는

특히 사내부부 우선해고 금지를 제도화한 데 공이 크다.

김정숙 의원은 또 어떤가. 국회여성특위 위원장으로 여성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 왔고, 지난 회기 말엔 근로여성

의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여러 현실적 제약으로 16대에

서의 재발의를 기약하게 됐다.

특검제 관철, 제주 4.3사건 특별법 제정, 전자주민카드제 백지화 등으

로 언론과 시민단체의 최우수의원 리스트에 단골로 들긴 했지만, 여성

문제에는 좀 무관심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 추미애 의원 역시 여성인

권 문제에 남다른 열정과 역량을 발휘했다. 96년 10월 서울경찰청 국

감에서 8월에 일어난 연세대 한총련 여학생들에 대한 진압경찰의 성추

행 사실을 공개 고발함으로써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렸다. 국감 때마다

주목을 받아왔던 김영선 의원 역시 여성 문제와 늘 한 걸음 떨어져 있

는 듯 보였지만, 지난 연말 국민회의 국창근 의원의 ‘싸가지...’ 언어

성폭행을 당한 후 단식농성까지 벌이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이다”라는 여성 문제의 본질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리고 국 의

원을 결국 이 사건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됐

다.

15대 여성 의원들의 활약으로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던 남녀차별금지

법, 가정폭력방지법, 성폭력특별법, 청소년성보호법 등이 제·개정됐다.

15대 여성 의원 대다수는 16대에도 국회에 진출하면, 미제로 남겨졌던

호주제 폐지와 각종 여성 관련 범죄관련 친고죄 폐지에 힘을 쏟겠다고

말한다. 더구나 이번 16대 국회엔 비례대표 여성할당 30%로 여성 전

국구 의원 수가 크게 증가, 지역구 당선자와 합해 여성 의원 수가 20

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새 여성 의원들이 15대 국회의 성과 여세를 몰아 16대 국회에서

도 다윗과 골리앗의 멋진 한판승을 벌이고, 그 알찬 결실이 여성 몫으

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전 여성이 힘을 모을 때다.

'박이 은경 기자 pleu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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