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려고 성매매하는 여성이 있다고?
즐기려고 성매매하는 여성이 있다고?
  • 정재훈 /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5.04.02 10:31
  • 수정 2015-04-1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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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조 1항 위헌 공방일 뿐 성매매특별법 전체 논쟁 아냐
간통죄 폐지 후 논쟁 불붙어 “불륜 남녀 자기결정권과 달라”
성매매는 노예노동, 피해자 여성 처벌 말아야

 

남성들이 3월 17일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성매매집결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남성들이 3월 17일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성매매집결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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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헌법재판소는 9일 성매매특별법위헌심판을 위한 첫 공개변론을 갖는다. 성매매특별법이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위헌적 요소를 갖는다는 논쟁이 뜨겁다.

그런데 이 논쟁의 양상은 침소봉대(針小棒大)와 같다. 침소봉대가 무엇인가? 바늘을 몽둥이라고 과장하듯 작은 일을 매우 큰일처럼 떠벌리면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함을 의미한다. 그러면 이른바 성매매특별법 위헌 논쟁이 왜 과장됐고 어떤 의미에서 문제의 본질을 흐지부지 덮어버리고 있는가?

성 구매자 자기결정권 보호하자고?

먼저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처벌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 중 위헌 논쟁 대상은 처벌법 제21조 1항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는 조항이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처벌법 중 제18조, 19조, 20조에서 규정하는 성매매 목적 인신매매, 성매매 알선 및 광고 등 성매매 관련 포괄적 행위가 처벌 대상이라는 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다. 따라서 ‘성매매특별법 전체의 위헌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매매’가 있다면 이를 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특별법 전체가 위헌적 소지가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침소봉대다. 형법 제241조 간통죄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형법 자체가 위헌이 되지는 않는다.

두 번째는 성적자기결정권 자체가 처벌법 위헌 논쟁에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성적자기결정권에 근거해 간통죄 조항 위헌을 결정한 이후 처벌법 제21조도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형국이다. 그러면 한 가지 묻자. 간통 조항으로 국가가 단속한 이불 속 국민의 자기결정권과 성매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동일한 내용으로 보는가?

이른바 불륜 남녀는 자기 결정에 따라 관계를 갖는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 관계는 간통이 아니라 성폭력이다. 성 구매도 자기 결정에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 구매 경험을 무용담처럼 혹은 남성성의 표현처럼 과시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그런 남성을 관대하게 받아주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성 구매 남성에게 관대한 반면 성매매 여성에게 가혹하다. 성매매 여성의 이른바 자기 결정권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존중해줄 것인가? 지금 여러 사람이 떠들어대는 자기결정권은 ‘성 구매 남성’의 자기결정권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의 중요한 전제는 개인적 욕망이다. 개인적 욕망은 본인의 환상 속에서 혹은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해결 가능하다. 본인 혹은 소수 당사자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욕망의 해소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해악만 없다면 개인적 차원 해결이 가능하다. 사회 통념상 기이하게 보이는 성적 충동이라도 혼자서 혹은 대등한 당사자 사이에서 합의를 보면 그만이다. 이것이 성적자기결정권이다. 자기 방 안에서 벌거벗고 무슨 짓을 하든 누가 상관할 바 아니다. 그러나 그 벌거벗은 몸으로 초등학교 앞에 서 있으면 사회적 해악이 된다. 성적자기결정권의 한계다.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가 해법

그렇다면 성매매가 개인적 욕망의 발산인가? 성 구매자 입장에서는 개인적 욕망의 발산일 수 있다. 그러나 여성에게 성매매는 개인적 욕망의 발산이 아니라 목숨을 건 생존 투쟁이다.

성매매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인격을 포기하고 구매자의 처분에 몸을 완전히 맡기는 노예 상태의 지속을 의미한다. 성매매 여성의 개인적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돈을 받거나 남성을 좌지우지하면서 욕망의 충족을 느끼는 여성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삼류영화나 소설을 너무 많이 봤거나 극소수 사례를 일반화시켜서다. 게다가 최근 국세청과 감사원 공무원 사례가 보여주듯 성매매는 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의 중요한 수단이다.

처벌법 제21조의 결정적 한계는 성적자기결정권 제한이 아니다. 만약 처벌법 제21조 삭제나 개정을 통해 성적자기결정권을 보장한다면 그건 남성 성 구매자를 위한 것이다. 성매매 여성은 법 조항과 관계없이 이미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매매를 한다. 이러한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 처벌법 제21조의 한계다.

그래서 성매매 합법화를 통한 성 구매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보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다.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악용하는 일부 기회주의적 성매매 여성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큰 흐름은 성매매 수요 감소가 될 것이다. 피해자로서 성매매 여성 앞에서 성 구매자의 개인적 욕망은 움츠러들 것이다. 성 구매자가 이제 더 이상 공범이 아니라 가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성 구매자의 성적자기결정권만 보장하게 되는 성매매 합법화 논의는 그만두자. 게다가 간통죄 폐지 분위기와의 연계 논의는 침소봉대이며 꼼수다. 성매매는 인간의 존엄과 자기결정권을 근원적으로 보장할 수 없는 노예노동이라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성노예 노동자의 비범죄화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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