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오픈프라이머리 경선서 현역 지역위원장에 밀려
여야 격돌 “새줌마, 우리 동네 부탁해” vs “국민지갑 지키겠다”
여야가 3월 29일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 인천 서구·강화을, 광주 서구을 4곳에서 치러지는 4·29 재·보선 총력 지원 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3월 30일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하고, 앞서 천정배 전 의원이 “호남에서 새정치연합 독점 구조를 깨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서 출마함에 따라 판은 더 커진 모양새다. 두 사람이 ‘반새정치연합’ 전선을 형성해 야권은 선거 결과에 따라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도 커졌다.
은수미 현역 국회의원(비례)의 출마로 여성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성남 중원에선 정환석 지역위원장이 45.1%로 은 의원(34.3%)을 수월하게 이겼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여성 후보는 두 명뿐이다. 옛 통진당 소속 김미희 전 의원이 성남 중원에서 출마하고,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이 정의당 후보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다.
인천 서구·강화을을 뺀 세 곳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옛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다. 서울 관악을에선 오신환 당협위원장, 정태호 지역위원장이 여야 ‘선수’로 나섰다. 성남 중원에선 신상진 전 의원(새누리), 정환석 지역위원장이 맞대결한다. 광주 서구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정승(새누리), 조영택 전 의원(새정치연합)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인천 서구·강화을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새누리당), 신동근(새정치연합)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은 의원의 탈락은 여야가 도입을 논의 중인 오픈프라이머리 경선이 여성에게 불리한 선거임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경선은 일반 국민 50%, 권리당원 50% 여론조사로 치러진 부분적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였다. 이번에 당선된 후보 4명 모두 조직력과 인지도가 높은 현역 지역위원장 출신이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여성 등 소수자나 정치 신인보다 기득권에 절대 유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는 유력한 대권 후보인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맞붙어 결과가 주목된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둔 전초전인 데다 재·보선 지역 4곳 중 3곳이 수도권이라 민심의 향배를 읽는 가늠자도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지역일꾼론으로 야당을 공략하고 있다. ‘일 잘하는 아줌마’와 같은 후보들을 내세워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다.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 공약 발표회 이름도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심판론을 내걸었다.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의 이미지 부각을 위해 소득 주도 성장, 조세정의 실현, 일자리형 복지 확충을 3대 정책으로 내세웠다. 공약집 타이틀도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습니다. 유능한 경제정당’이다. 여당의 ‘종북 몰이’ 공세는 ‘안보 무능’으로 역공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