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장의 그늘… 자식 홀로 키우던 엄마들의 극단적 최후
7년 새 비속 살인 230건 “패륜의 모정이지만 ‘마녀 낙인’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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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경

자식을 살해하는 ‘괴물 엄마들’의 출현으로 우리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자신의 몸 안에서 태아를 키우고 분만하는 여성의 모성애를 비웃듯 비속 살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사채업자에 쫓기던 34세 여성 김모씨는 지난 3월 18일 경기 파주시 한 모텔에서 7세 딸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신도 죽으려다 실패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지난 3월 9일 내연남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39세 여성을 붙잡았다. 무직인 이 여성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친정어머니의 집에서 3명의 자녀와 함께 지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다. 지난 6일에는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자식을 살해하려 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고,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빚 독촉에 시달리던 일가족 세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부인 김씨는 유서에서 남편을 향해 “딸을 데려간 독한 어미라 하지 말고 용서해 달라”고 적었다. 경찰은 모녀가 먼저 목숨을 끊은 뒤 남편이 뒤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성국 박사(검시조사관)의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비속)살해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일어난 비속살해 사건은 모두 230건이었다. 피해 자녀의 58%는 10세 미만 아동이고 채무와 사업, 투자 실패 등 경제 문제가 원인이 된 비율은 27%(62건)에 달했다.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분위기인데 모든 것을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족주의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아이는 자기 나름의 운명이 있는데 모성을 교육받지 못한 엄마들은 아이에게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이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모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이나미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장도 비슷하게 진단했다. 공동체 안에서 엄마로서 제대로 양육받지 못한 미숙한 엄마들이 패륜의 모정을 보인다는 것이다.

생활고나 질병을 비관하다 자식을 살해하는 엄마는 모성이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패륜 엄마들의 모성애가 역설적으로 강하다”고 설명했다.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만 패륜 엄마들은 자식을 소유물로 여겨 집착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이와의 관계를 내가 죽으면 너도 따라 죽어야 하는 운명 공동체로 여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속 살해 사건은 엄마의 자살로 자식이 혼자 남아서 불행해질 것이라는 ‘이타적 살해 유형’이 많다는 얘기다. 자식이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죽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 동양문화권인 일본의 경우 자식을 살해하는 일부 엄마들이 자신의 행위를 살인으로 여기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허민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일본에서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살해죄로 기소된 엄마들은 ‘나 자신(자식)을 죽이는 것, 내 자신의 일부(자식)를 죽이는 것이 어떻게 살인이냐’고 되묻는다고 한다”며 “아이와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더라”고 말했다

서구는 개인주의가 훨씬 발달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엄마와 아이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자녀에 대한 여성의 희생을 칭송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분열적 자아를 경험한다. 어머니로서 여성을 치켜세우는 사회는 사실 성차별이 심하고 경제활동 참여 등 여성의 지위가 낮다. 이런 사회에선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 중에 엄마라는 정체성을 가장 크게 갖게 되고 만일 엄마 역할을 해낼 수 없다면 훨씬 더 큰 부담감과 좌절에 시달린다.

최근 잇단 비속 살해 사건이 아이를 홀로 키우던 30대 여성들이라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가부장 사회에서 아내가 가정의 주도권을 갖는 ‘가모장(家母長)’ 사회로 변화해가면서 가정의 경제력과 양육을 전담하는 여성 가장들이 갖는 책임감은 엄청 커졌다. 치열한 입시경쟁 등 모성의 역할과 기대가 더욱 커진 가운데 아이를 홀로 떠맡은 저소득층 여성들은 때때로 낭떠러지에 놓인 듯한 절망과 고통에 빠진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일부 비속 살해 사건은 자발적이라 볼 수 없는 극단적인 여성의 선택”이라며 “이런 선택을 ‘마녀같이 못되고 이기적이며 동시에 나약해 빠진 여자들의 출현’으로 낙인 찍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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