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여성 인권침해 주요 국제 의제
광복 70주년 맞아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돼야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제59차 연례총회에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과 여성단체 주요 리더들이 다수 참석했다. 여성신문은 새누리 류지영 국회의원의 CSW 참관기를 싣는다.  

 

류지영(앞줄 맨 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유엔 CSW 기간 중 열린 전시 성폭력 부대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류지영(앞줄 맨 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유엔 CSW 기간 중 열린 전시 성폭력 부대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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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의원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해마다 뉴욕에서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가 개최된다. 인류사의 중대과제인 ‘평등’을 이뤄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의원‧NGO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나라의 불평등 현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국가-NGO-국제기구 간 협력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특히 올해 의원회의에서는 베이징회의 이후 달성된 주요 성과와 향후 과제, 협력체계 구축 방안, 여성리더십 등을 집중적으로 나누었다. 베이징행동강령은 단순 지침이 아닌, 국가에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우리나라 역시 여성할당제와 같은 적극적인 법제도 지원을 통해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여성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의 불평등은 만연하다. 임금차별,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조차 마음껏 쓸 수 없는 환경 등 여성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나라의 의원들이 전해주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에서의 양성평등’이 선제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관련 방안을 논의했다. 한 아프리카 의원은 “여성 의원을 위한 정치자금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세계의 의원들은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들을 제안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여야 할 것 없이 ‘여성 의원 30% 확대’조차 진척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뀌어야 한다.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바로 내고 이를 정책과 입법‧예산을 통해 바꿔나갈 때, 실질적인 양성평등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CSW에서 의원회의 주제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전시 성폭력’ 관련 부대행사였다. 전시 성폭력은 위안부 피해자들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자, 과거의 역사가 아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 인류적으로 심각한 현재진행형 인권침해 행위다.

그러한 이유에서 유엔, 유럽의회 등 다수의 국제기구는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 인권침해’ 문제가 중대한 국제 문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부분의 CSW 참석자들 역시 무력분쟁 상황에서 여성이 쉽게 인권침해의 대상이 되고, 성폭력 등 인권유린 행위는 질병‧사망‧원치 않는 임신 등 2차 문제까지 야기하기에 시급하고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래서일까. 전시 성폭력 관련 부대행사에는 유독 많은 참가자들이 방문했다. 한번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회의실이 꽉 찼고, 또 안전상의 문제로 제한된 인원만 입장시켰으나 50여 명의 사람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복도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관심은 전시 성폭력이 세계 인권문제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는 것을 얘기한다.

전시 성폭력의 대표 사례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광복 70주년임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계는 이 복잡한 실타래가 어떻게 풀어질지 지켜보며, 그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작년 국제의원연맹(IPU)에 참석해 IPU 차원에서도 인권보호 및 인권증진을 위한 유엔과의 전략적 접근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인권침해 관련 조사와 정보수집 조직이나 기관을 IPU 내에 설치할 것을 제안한 바 있었다. 이런 국제공조와 같은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특히 여성의 권익 신장은 물론 인권침해 문제 해결까지 국회가 주도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최종 목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이번 CSW에 여성가족위원회 여야 간사가 함께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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