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할머니, 초등학교에 가다

 

김말순 할머니가 10일 서울 마포구 양원초교 1학년 8반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김말순 할머니가 10일 서울 마포구 양원초교 1학년 8반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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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 아흔 살인 김말순 할머니는 10일 낮 12시40분에 어김없이 서울 마포구 양원초등학교(교장 이선재) 1학년 8반 교실에 앉았다. 10분 뒤 시작될 1교시 수업을 기다리는 아흔 살 초등생의 얼굴은 발그레했다. 김 할머니는 “매일 학교에 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정말 재밌다”며 “선생님도 좋고, 글 배우는 것도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 학교 장진숙 교사는 “김 할머니가 지난주 내내 하루도 수업을 빼놓지 않았다. 보충 학습을 하는 토요일에도 수업을 열심히 들어 ‘왕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양원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인 대상 학력 인정 초등학교다. 50~80대 어르신들이 배움을 삶의 기쁨으로 여기며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배움터다. 이런 곳이지만 김 할머니는 더욱 특별하다. 아흔 살 초등 1학년은 개교 이래 최초이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스무 살에 결혼해서 안 해 본 일이 없다. 남편은 4년 전 작고했다. 4남매를 키우느라 광주리 장사부터 생선 장사, 간병인, 가사관리사까지 평생 손에서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란 김 할머니는 어렸을 때 엄격했던 아버지가 “일본인이 가르치는 학교에는 갈 필요가 없다”며 학교에 보내지 않는 바람에 글을 배우지 못했다. 동생들과 조카를 업어 키우고 가족이 입을 옷을 뜨개질하느라 시간은 늘 부족했다. 결국 글을 제대로 읽지도, 쓰지도 못한 채 결혼을 했다.

김 할머니는 “글을 배우면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우선 그동안 고생한 자신의 삶을 글로 엮어 자서전도 내고 싶단다. “일은 몸에 배어 쉽게 하는데 글 쓰는 게 어렵더라. 초등학교만 제대로 졸업해서 내가 쓰고 싶은 시 한 수 쓸 수 있다면 진짜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공부하는 게 가장 쉬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가 글을 배워보니 공부하는 게 참 힘들더군요. 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양원초교 교사들처럼 선생님도 될 수 있겠지요?” 아흔 살 초등생의 얼굴이 어느 순간 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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