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에서 섬유업종에 종사하던 여성들의 삶을 조명한 구술사가 발간됐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대구여성생애구술사 1편 『대구, 섬유 그리고 여성』을 통해 지역 여성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대구·경북 지역 견직물 산업의 핵심 원료인 원잠종을 육성해 경북도청으로 납품하던 칠성산업사의 맏며느리 정말분(83)씨, 의성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대구의 면방직공장에서 평생을 보낸 김상태(77)씨, 남편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고 고급 벨벳 제품 개발에 성공한 영도벨벳 회장 류병선(75)씨, 14살 어린 나이부터 28년간 제직공장에서 청소녀 노동자의 일상을 들려준 남두연(61)씨, 서문시장 1지구에서 원단 장사로 시작해 지금은 천연 염색옷을 판매하고 있는 여계연(76)씨 등 5명의 구술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 등 시대적 배경과 대구 섬유공장의 흥망성쇠 등 대구의 근현대 섬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책에는 구술사 외에도 ‘여성 구술사의 의미’(안숙영 계명대 여성학과 교수),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산업과 여성 노동자’(이정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대구 섬유산업의 궤적’(박려옥 경북대 인문학술원 전임연구원), ‘섬유도시 대구의 기억’(최세정 대구여성가족재단 책임연구원), ‘3공단의 추억’(김동춘 목사) 등이 실렸다.

이미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역사책에서, 여성사전시관에서 볼 수 없는 지역 여성의 역사를 찾기 위한 소박한 출발이 필요했다.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탄생한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 1편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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