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상식과 폭력성 버리고 고치겠다”

 

최규석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과문.
최규석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과문.

K대 남학생들의 언어 성폭력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를 비난하는 글로 논란을 일으킨 웹툰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14일 결국 사과했다.

최규석 작가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mokwa77)에 “많은 분들 앞에서 실언을 했고, 사과가 아닌 변명을 해 큰 실망을 드렸다”며 사과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어 “여성과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성과 범주성이 주는 위협과 공포를 바로 읽지 못하고, 평소 걱정하던 사적 영역에의 사찰, 규제 등에 대한 우려를 먼저했다”며 “기사를 오독해 경솔했던 데다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고 적었다. 최규석 작가는 “자신의 몰상식과 폭력성을 버리고 고쳐나가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최규석 작가는 K대 남학생들이 학과 소모임 단체 카톡방에서 여학생들에게 언어 성폭력을 일삼은 사건을 두고 “음담패설의 발언 수준이 어떻고를 떠나서 저걸 폭로하는 거 자체가 미친 짓 아냐”라고 적었다. 내부고발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이 글이 논란이 일자 그는 “사적영역에 대한 침해 문제에 대한 지적이었는데 미처 살피지 못한 맥락들이 많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당한 내부고발을 ‘사적 영역에의 사찰, 규제’로 봤다는 점에서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더욱 키웠다.

또 최규석 작가는 문제가 된 카톡대화방의 성격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톡방인 경우, 저 발언한 남자애들이 미친X고, 기사에 대한 제 반응은 틀린 것이고 사과해야 할 일이다. 사적인 대화방의 경우, 저는 커피숍 음담패설에 대입하여 상상했고, 수위에 관계없이 지켜져야 할 영역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혐오스러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공동체가 이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규석 작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그가 노동운동, 6월항쟁 등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주목받은 작가라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의 최근작 ‘송곳’은 정규직 남성 노동자가 부당해고 지시에 맞서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드는 과정을 담고 있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서 12일 여성신문은 ‘[단독] 서울 K대 소모임 카톡방서 언어 성폭력 심각…학교 방관’ 제목의 기사에서 K대 남학생들이 학과 소모임 단체 카톡방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의 사진을 올리고 실명을 거론하며 언어 성폭력을 일삼고, 강간모의를 한 사건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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