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0개 소비자단체
홈플러스 영등포점 시작으로 17일까지 불매운동 진행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0개 소비자단체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소영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0개 소비자단체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소영 기자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선포한다. 선포한다. 선포한다!”

경품 행사로 수집한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 매매한 홈플러스를 상대로 소비자단체들이 불매운동에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0개 소비자단체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전국 소비자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운동은 고객의 정보를 불법으로 매매한 홈플러스의 행위에 대해 규탄하고 소비자 스스로가 개인정보에 대한 소비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진행됐다.

‘마트가 팔아먹을 게 없어서 고객 정보를 파냐?’‘홈플러스야 소비자 개인정보로 장난치지 마’ ‘경품이라 쓰고 유출이라 읽는다’ 등의 피켓 문구는 엄마들의 분노를 여실히 보여줬다. 불매운동 참여 단체는 전국주부교실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소비자교육원,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생활연구원, 녹색소비자연대, 한국부인회총본부 등이다.

이날 단체들은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통해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 2400만 건을 보험사에 팔아 23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대국민 사과와 피해배상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소비자의 권리 침해 및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진행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홈플러스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넘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촉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를 본 이옥순(65·전업주부)씨는 “이번 일로 기업 신뢰도가 낮아졌다. 자주 오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고, 옷을 고르고 있던 직장인 박현주(28)씨는 “홈플러스에서 현금영수증은 물론 포인트도 적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직원 관계자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홈플러스에 입점한 한 옷가게 관계자는 “직원이기 전에 자신들도 소비자인데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솔직히 속상하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2001년 말부터 2014년 7월까지 11차례에 걸친 경품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 712만 건을 보험사 7곳에 팔아 148억원의 이익을 취했다. 

또 홈플러스 회원카드 가입 등의 방식으로 받은 개인정보 1694만 건을 보험사 2곳에 팔아 83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검찰 조사 결과 홈플러스가 보험사에 넘긴 고객 개인정보는 건당 1980원에서 2800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과 관련 임직원 6명 및 법인은 지난 1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소비자 단체들은 17일까지 전국 지점에서 지속적인 불매운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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