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 명 관객 끌어모을 것” 흥행세 전망 속
“영화 볼 돈, 폭력 피해 여성 쉼터에 기부하자” 운동도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9금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개봉을 앞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오는 26일 국내 개봉하는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1억 만 부 이상 팔린 영국 작가 E L 제임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대학을 갓 졸업한 21세의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 이들의 사랑과 성을 파격적으로 묘사해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며 선풍을 일으켰다.

영화 보이콧 운동은 북미 지역에서 불붙었다. 이유는 영화에 등장하는 가학적인 성행위가 여성폭력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폭력피해 여성 지원단체와 포르노 반대 단체들이 캠페인 지원에 나섰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기 위해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표와 팝콘, 음료를 사는 데 드는 돈 약 50달러(약 5만4500원)를 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영화를 보지 말고 그 돈을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쉼터에 기부하자는 취지다.

진원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페이스북에서도 수천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지지 의사를 표시했고 독일과 호주에서 성금을 보내오는 이들도 나타났다. 보이콧 운동이 일어난 것은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성애묘사 때문이다. 영화에서 청년 부호는 여주인공을 피지배(submissive) 대상으로 여긴다. 이들은 강도 높은 성행위를 반복적으로 이어간다. 최종 편집본도 전체의 6분의 1 분량인 20분가량을 성행위 장면에 할애해 그 수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강도 높은 성행위와 노출을 이유로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도 포르노에 가깝다며 상영이 금지됐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영화가 60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 ‘어벤져스’ 시리즈와 함께 올해 최고의 기대작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북미 최대 온라인 예매 사이트 ‘판당고’에선 개봉일인 밸런타인데이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역사상 최단 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서 52일 만에 기록한 1억 조회 수를 영화 예고편이 단 1주일 만에 돌파하며 전체 조회 수 1위에 올랐다.

미국의 성인용품 관계자들은 눈가리개와 채찍, 수갑, 마스크 등 영화에 나오는 성인용품 판매가 늘 것이라며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작은 2012년 미국에서 첫 출간 당시 석 달 만에 모두 2100만부가 팔렸고 1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만 3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다.『해리 포터』 『다빈치 코드』시리즈를 뛰어넘어 최단 기간, 최다 판매를 기록한 소설의 인기가 그대로 영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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