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에 회신서 보내와… “정보보완심의위원회 회의서 안건 상정해 결정할 것”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지난해 주최한 ‘3·8 세계여성의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민주주의’ ‘평등세상’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지난해 주최한 ‘3·8 세계여성의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민주주의’ ‘평등세상’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표준국어대사전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정의를 바꿔달라는 의견서를 낸 것과 관련, 국립국어원이 5월 정기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은 회신서를 통해 “5월 열리는 정보보완심의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다”며 “담당 부서는 그동안 국내외 타 사전들의 뜻풀이 현황 수집·분석, 국어 내 해당 용어의 쓰임 실태 분석, 전문 서적과 논문 수집·분석 등을 통해 다각도로 올바른 풀이 마련을 위한 안건화 작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 관리 방침에 따라 접수된 사안은 그 다음 분기에 개최되는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의 정기회의 안건이 된다”며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요청은 2·4분기 안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은 ‘페미니즘’에 대해 ‘사회·정치·법률 면에서 여성에 대한 권리의 확장을 주장하는 주의’로 정의하고 있다. 또 ‘페미니스트’는 ‘① 여권 신장 또는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사람 ②여성을 숭배하는 사람. 또는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로 뜻풀이하고 있다. 특히 페미니스트를 ‘여성을 숭배하거나 여성에게 친절한 사람’으로 정의해 “페미니즘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이 거세다.

여성연합이 의견서를 낸 것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성혐오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페미니스트가 싫다”는 글을 올리면서 ‘페미니스트’의 뜻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여성연합은 “김군의 메시지로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페미니스트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관심이 쏠렸으나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에 한계가 있어 이 같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여성운동 진영에서는 ‘페미니즘’을 ‘계급, 인종, 종족, 능력, 성적 지향, 지리적 위치, 국적 혹은 다른 형태의 사회적 배제와 더불어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이론과 정치적 의제들’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 여성연합은 “ ‘페미니스트’는 이러한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를 참고해 사전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정문자 여성연합 공동대표는 “잘못된 사전 정의가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오해를 키우고 있다”며 “국립국어원은 사전 정의 개정을 비롯해 국어에서의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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