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 ⓒ뉴시스·여성신문
5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 ⓒ뉴시스·여성신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언론에 외압을 가해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며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7일 오전 논평을 내고 "이 후보자가 언론인들을 상대로 협박에 가까운 넋두리를 늘어놓은 것을 본 국민들이 혀를 차고 있다"며 "아무리 급하다고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한다면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갖고 어떻게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대통령에 대해선 '각하'라는 시대에 동떨어진 극존칭을 쓰더니 국무총리가 되기 위해 막말에 가까운 언행을 서슴지 않는 총리 후보자의 모습은 박근혜 정부의 면모 일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큰 실망"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일은 심각한 수준을 넘은 문제다. 이 후보자는 사과했다지만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이 후보자는 두말할 것 없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만큼 총리 후보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거취 문제도 함께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정을 아울러야 할 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동네 조폭이나 할 짓을 했다"며 "기자들에게도 그러할진대 국민을 어떻게 대할지 눈에 선하다. 자기 뜻대로 안되면 협박하고 뒷공작하며 국정을 이끌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6일 KBS가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언론사 간부들에게 전화해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언론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며 기자들을 압박하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공직 후보자로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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