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창설 67년 만에 첫 여성 지검장 탄생… 제주지검 수사 총지휘

 

6일 열린 법무부 인사위원회에서 제주지검장에 임명된 조희진 서울고검 차장검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6일 열린 법무부 인사위원회에서 제주지검장에 임명된 조희진 서울고검 차장검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 검사들의 ‘롤 모델’인 조희진(53·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제주지검장에 임명돼 최초의 여성 일선 지검장이 탄생했다.

조 차장검사는 6일 검찰 인사에 따라 오는 11일부터 제주지검장으로 부임한다. 1948년 검찰 창설 이래 67년 만의 첫 여성 지검장이다.

그는 2013년 12월 정기인사 때 검사장이 된 첫 번째 여검사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검사장 승진 이후 두 번째 보직인 제주지검장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방검찰청 한곳의 수사를 총지휘하는 막중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고검에서는 항고사건이나 송무·공판 업무를 주로 다뤄 수사 일선과는 거리가 있었다.

조 차장검사는 남성 조직인 검찰 내에서 ‘여성 1호’ 기록을 이어왔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공판2부장·형사7부장), 법무부 과장(여성정책담당관), 차장검사(고양지청), 지청장(천안지청장) 등을 거치며 가는 곳마다 ‘여성 1호’ 기록을 세워 여성 검사들 사이에서 ‘롤 모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여성폭력 범죄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관심을 갖고 논문과 책을 다수 써왔다. 그는 2005년 후배 여검사들과 함께 최초의 여성폭력 범죄에 대한 범죄연구 자료집인 ‘여성과 법’을 냈고,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시절 법무부에선 처음 여성폭력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2013년에는 법무·검찰 차원에서 최초로 인신매매 범죄의 처벌과 피해 방지 관련 세미나를 기획하기도 했다.

조 차장검사는 ‘여성 1호’ 기록이 여성 검사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후배들에게 자부심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해왔다. 조 차장검사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며 “최고참 여검사로 후배들에게 바람직한 ‘롤 모델’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이 내가 지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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