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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앞두고 여성 NGO들도 본격적인 운동에 돌입하는 분위

기다. 하지만 이들 여성단체들이 일사불란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진 않다.‘한 목소리’는, 정당법 비례후보 30% 여성 할당이 통과된

직후‘당선권 내 배정’요구와 함께 묻혀버린 상태다. 오히려 각개약

진. 단체의 특성에 맞춰 각기 목소리를 달리 내고 있는 것이다. 한 축

에선 총선시민연대의 낙천 낙선운동에 전력을 쏟는가 하면, 한 축에선

도덕적이고 개혁적인 후보를 대상으로 한 지지운동을 준비하고 있고,

또 다른 축에선 여성단체의 차별화를 강조하며‘특별한 운동’을 전개

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각기 다른 색깔로 선거전에 돌입한 이들 여성

단체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여성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인

지도 모른다.

여성연합, 낙천낙선운동 전력투구

일찌감치 총선시민연대와 행보를 같이 해온 한국여성단체연합(공동대

표 지은희 신혜수 이경숙)은 앞으로 선거기간 내내 총선시민연대와 함

께 낙천 낙선운동에 전력투구한다. 여성연합은 일부 단체가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 지지운동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 28개 산하단

체를 동원해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낙천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

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월 12일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주최하는 부패정치인 추방대회에서 여성 대행진을 주도

할 예정이며, 각 지역별로 주부선언의 형식으로 낙선운동을 벌일 계획.

여성연합 지은희 대표는“여성단체가 서로 상충되지 않는 선이라면 서

로 다른 방식으로 운동을 벌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면서 “그

럴 경우 여성운동의 게토화를 막을 수 있고 여성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연합은 낙선운동외에 ‘여성들이 원

하는 여성공약’을 발표, 선거기간 후보자들에게 이를 전달할 계획이

다.

여세연, 지지 후보 선정에 고심

지난 2월 첫 후원 콘서트를 열고 자금 모금을 시작했던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연대모임(대표 장하진)에선 이날 모금된 후원금을 기반

으로 개혁적인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여세연

의 고민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지난 1월 한국여성유권자연맹과 함께

‘여성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정하려 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이후 오

히려 “공천 신청한 모든 여성을 공천해 달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총선시민연대가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며 회원으로 가입한 유권자

연맹의 탈퇴를 요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던 기억 때문에 지지 후보

자 선정과 관련해 상당히 고심중이다. 하지만 장하진 대표는 “도덕성,

민주성, 참신성 등의 세 가지 측면과 얼마나 지역활동을 열심히 했는

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지지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

은 아니라고 본다”며 “좀 더 심도 깊은 논의 과정을 거쳐 지지 후보

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세연은 이밖에 3월 13일 각 당의 전국구 공천과 관련해 ‘전국구

배정의 원칙을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

할 예정이며, 후보자들에게 여성정책관련 질의서를 3월 초 발송할 예

정이다.

여협, “여성계는 달라야 한다”

최근까지 범여성계의 연합체인‘할당제 도입을 위한 여성연대모임’

을 주도해온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은방희)는 이제 할당제 연대모

임의 활동을 대충 접고 차별화된 여성계 선거 전략을 짜기 위해 고민

이다. 여성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것과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

여야 한다는 두 가지 큰 방향에 맞춰 세부적인 전략은 현재 세우고 있

는 단계. 지금까지 대략 확정된 계획으로는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과 여성 유권자 의식조사 정도이다. 남성

과는 다른 정치적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 유권자들의 성향

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요구한다는 것이 이 조사의 취지. 조사

대상자 규모는 전국의 남녀 1천명으로 잡고 있다. 이밖에 여협은 최근

확정한‘여성공약 우선과제’를 전국의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

다.

여성정치네트워크, 여성출마자 전진대회

한국여성정치연맹(총재 김현자), 한국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춘호), 한

국여성정치연구소(소장 손봉숙),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이사장 김정

숙)의 연결체인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들 단체의 일부 대표들이 비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 범위는 여세연이 “선거법을 위반하더라도

지지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선거법에 저촉

되지 않는 선’으로 제한했다.

서희석 여성정치연맹 사무총장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여성

후보 지지운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여성 후보들의 유세장에서 정치

네트워크 차원의 지원운동과 16대 여성출마자들과 함께하는 전진대회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유권자연맹은 3월 말 후보자 초

청 정책토론회를 전국의 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개최할 계획이며 여

성정치연구소는 3월10일 국회에서 16대 총선과 여성의 정치참여를 주

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진숙 기자 jins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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