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성]전쟁강간은 점령자의 전략적 통과의례인가
[해외여성]전쟁강간은 점령자의 전략적 통과의례인가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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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내의 남편이 옆방에 묶여있는 동안 그 아내는 강간당하였어

요. 그의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내의 저항과 매맞는 소리를

듣는 것외에는 없었지요. 그들 주위사람들은 이 일을 잘 알고 있어

요. 그러나 누구도 그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기를 원치 않아요”

이것은 ‘전쟁과 강간’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 포럼에서 보스니아전

을 경험한 어떤 연사의 말이다.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국가간 혹은 민족간의 전쟁시 항상 여성들

은 강간과 성폭행의 희생자였다. 실지로 강간과 성폭행은 모든 전쟁

들에서 자행되었다. 난징에서의 중국여성, 한국의 정신대여성, 일본

패망시 만주에서의 일본여성, 5천명이상의 쿠웨이트여성 등 그들의

점령군에 의해 무참히 강간당한 여성들의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

다. 가장 최근의 예들로 소말리아, 르완다 그리고 보스니아전쟁이 똑

같았다.



최근 평화협정이 이루어진 보스니아에서는 강간만을 위한 특별집단

수용소가 지어졌으며 그 안에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여성들이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웃, 혹은 친구였던 사람들에 의해 처참히

강간당하였다. 모든 전쟁을 남성들이 일으켰다면, 또 그 보상과 배상

을 남성들이 받는다면 어떤 전쟁지역이건 예외 없이 여성들은 희생

만을 치뤄야 했다.



나치독일의 만행을 전세계가 경험한 후 1949년 제네바에서 적십

자인권조약이 체결되었는데, 그중 전쟁시 강간과 매춘의 강요로부

터 여성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금지

조약은 지금까지 유명무실해 왔고 여전히 성적 폭력과 강간은 전쟁

의 당연한 부산물로서 여겨지고 있다.



49년 적십자 인권조약 전쟁성폭력 금지

심지어 최근 전쟁지역에서는 성폭행 및 강간이 그 사회의 문화와 정

서의 파괴를 위한 무기로써 의도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따라서 강

간은 가해자 측의 힘을 과시하기 위하여 더더욱 공공연히 가족, 어

린이 그리고 이웃들의 눈앞에서 잔혹하게 자행되었다.

전쟁지역의 많은 여성들은 이웃 다른 나라로 피신하는데(전세계적으

로 피난민의 80%가 여성과 아동들이다) 이것이 그들에게 보호처를

만들어주거나 인간적인 삶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의

보호도 어느 사회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건너는 이웃나라의 국경

에서는 보통 또다시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주로 피난민으로 인정昇“?나올 때까지 집단수용소에 일정기간 머

물게 되는데 그 동안 국경수비군인들로부터 성적노리개가 되는 것은

보통일이다.



“내가 국경을 넘으려하자 한 군인이 나에게 와서 섹스 없이는 한발

자국도 국경을 넘어갈 수 없다며 저를 강간했어요.”

이는 한 에디오피아 여성의 증언이다.

그들은 피난민으로서 전세계로 흩뿌려지지만 그들을 보호해주는 사

회는 없다. 정치적 인권유린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망명의 이유로 인

정해주지만 전쟁중의 성폭행 및 강간에 의한 인권유린은 어디에서고

망명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직도 전시의 강간은 인권침

해가 아니라 ‘별로 달갑지 않은 전쟁부산물’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의건 타의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참한 현실뿐이다.



@19.jpg

*제2차 세계대전후 캄보디아에서 살아온 정신대 훈할머니.

최근 귀국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그는 결국 대

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들의 사회는 그들의 비극적 경험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여성들

이 경험한 폭력과 강간은 터부시된다. 약속이나 한 듯 어느 누구도

묻지 않으며 그에 대해 이야기를 꺼려한다. 특히 강간에 의해 임신

을 하게 되었을 때 그는 더욱더 사회로부터 소외홱? 그들의 가족

은 종종 그를 외면하여 결국 가족을 떠나게 만들고, 강간으로 갖게

된 아이는 입양소에 버려지게 된다. 이들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외면하고 싶은 문제가 되었다. 결국 그

들의 삶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생존투쟁의 삶이 될 수 밖에 없다.



전쟁 피해 피난가도 성폭력 여전

전쟁 중에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강간과 성폭행은 엄연히 전쟁범

죄이고 인권유린이다. 이에 국제인권기구들은 강력한 국제법의 규정

과 실현을 위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미 최근 보스니

아전에서 자행된 강간 및 성폭력을 조사하기 위하여 보스니아에 파

견된 인권단체만해도 30개 조직이 넘는다. 그들은 지금 현장에서 당

사자 여성들을 찾고있고 증거를 모으고 있고 국가차원의 문제해결과

보호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인권조직들의 움직임은 우리의 문제에 시사하는 바 크

다. 한동안 우리의 언론들은 정신대 문제에 대해 연일 보도하였다.

그중에서 우리는 앞장서서 나아가는 우리민간단체의 훌륭한 노력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서고 우리 정부의 입장과 노력에 대

해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정신대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했지만

우리정부는 침묵하였다. 이제 언론의 관심마저도 메뚜기 떼처럼 벌

써 다른 흥미진진한 곳을 찾아 옮겨간 듯 싶다. 이에 어쩌면 정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스라엘정부의 대처법 본받아야 문제해결

침묵하는 정부에게, “훈할머니의 비극적 인생에 대한 책임은 누구

에게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일본책임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명백하다. 강간당한 딸과 아내에 대한 범죄자는 그 강간범이

라는 것은 말할 여지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

의 주권을 지키지 못하고 그들을 정신대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우

리정부의 무능함에 그 책임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의 땅을 도로 찾은지 벌써 50년이나 넘었다. 과거 우리정부가

힘이 없어 그들을 울며 적의 손으로 보내야 했다면 해방된지 50년이

라는 기나긴 세월동안에 벌써 정부는 당연히 그들 모두를 찾아 진심

으로 위로하고 보호해왔어야만 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그들의 발자

국 하나도 놓치지 말고 찾아야했다. 정부는 그들의 부모이다. 부모로

서 그들을 찾아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보호해줘야 할 책임이

있는데 누구에게 이것을 미루며 침묵하는가.

2차대전중의 인권유린의 역사는 우리만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유태인 학살 또한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역사이다. 그러나 이스

라엘 정부와 우리정부는 그들의 역사를 다루는데 있어 너무 다르다.

이스라엘의 일차적 국가 보호대상자는 누구보다도 유태인 수용소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직도 수많은 증인과 증

언들을 찾아 모으고 그들을 위로하는데 들이는 노력 또한 얼마나 대

단한가. 이스라엘정부의 노력은 아직까지 독일이 항상 이스라엘의

추모행사에 참여해 사죄와 반성을 하게 하는 근본이 되었다.



1995년 50주년 유태인 희생자 추모식은 독일정부, 언론,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거국적으로 거행되었고 아직까지 독일의 TV와 신문들

은 새로운 증언들을 찾아 보도하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정부가 그 집단수용소를 과거의 치욕이라 해서 철저히

철거해 버리기를 원했다면, 끔찍한 과거의 이야기라 해서 듣기를 외

면했다면, 그리고 마지막 한사람의 피해자까지 찾아 그들을 보호하

고 대변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이스라엘과 독일은 인권이 무엇이고

인권유린의 결과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허향/여성신문 독일통신원.여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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