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셰릴 샌드버그-애덤 그랜트 기고문
경영 전문가들이 본 회의석상 성별 편향성
“남성들, 여성이 발언하면 중간에 끼어들어”

 

아담 그랜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와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 이사(사진 왼쪽부터) ⓒhttp://www.nytimes.com
아담 그랜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와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 이사(사진 왼쪽부터) ⓒhttp://www.nytimes.com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이사와 아담 그랜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여성들은 일터에서 왜 조용할까?”란 질문을 던졌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샌드버그 이사와 그랜트 교수가 공동으로 쓴 ‘일터에서의 여성들(Women At Work)’ 시리즈 글을 게재하고 있다. 이번 글의 제목은 ‘여성들의 발언은 왜 끊길까’이다.

이들의 글은 미국 TV 제작자인 글렌 마차라의 예로 시작한다. 유명 프로그램 제작자인 마차라는 작가 회의 때 여성 작가들이 도통 말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의문을 갖고 그들을 따로 불러 “목소리를 내라”고 했지만 여성 작가들의 대답은 달랐다. 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이후 작가 회의 때마다 회의 과정을 지켜보았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샌드버그 이사와 그랜트 교수는 이 같은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업무 자리에서 발언을 조심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평가 때문이다. 대부분은 말을 많이 한 여성들에 대해 ‘남의 말을 안 듣는다’거나 ‘너무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남성이 같은 내용을 얘기하면 참석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화는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예일대 심리학자인 빅토리아 브레스콜의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남성 의원일수록 다른 의원들보다 더 오래 말했지만 여성 의원의 발언 양은 그런 정치적 영향력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영향력 있는 여성 의원들은 다른 의원들의 반발 등을 염려해 조용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기업에서 남녀 이사진에 대해서도 다뤘다. 더 많이 말하는 남성 이사가 다른 이사진보다 10%가량 높이 평가받고 있었으나 여성 이사가 말을 많이 할 때는 14%가량 평가절하됐다. 이 논문은 “여성들은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질 것을 걱정했고 실제 그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인식은 조직 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기업에서 이런 성별 편향적인 생각들이 제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국 마차라처럼 성별 편향성이 없도록 조직 리더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여성 리더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층에 올라간 여성만이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개진하고 있다는 점은 더 많은 여성들이 그런 위치에 올라갈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8명의 기자를 선택했는데 모두 여성이었다. 그 자체가 전 세계에서 화젯거리였다. 지금까지는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기자는 남성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게 왜 뉴스가 돼야 하는가?”라며 “2015년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오바마 스타일의 회의나 제안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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