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탐구를 통해 변해가는 여성 그려
‘리타’역에 공효진·강혜정 더블 캐스팅
2월 1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서 공연

 

연극 리타는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은 1막 초반 궁금한 것이 많은 강혜정이 교수를 찾아가는 장면.)
연극 '리타'는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은 1막 초반 궁금한 것이 많은 강혜정이 교수를 찾아가는 장면.) ⓒ수현재컴퍼니

평일 저녁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대명문화공장. 순식간에 400여 객석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연극 ‘리타’를 보러 온 관객들은 자리에 앉아 배우 강혜정의 입장을 기다렸다. 막이 오르자 객석엔 웃음꽃이 만발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에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장 나티에의 뮤즈 그림을 보며 “야하다…. 완전 포르노네요?”라고 내뱉는다. 영락없는 ‘리타’의 등장이었다. 

연극은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 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 ‘리타’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극작가로도 잘 알려진 윌리 러셀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는 1991년 초연됐다. 1984년에는 영화로 제작, 권위 있는 영화제의 주요 부문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배우 전도연, 이태란, 최화정 등이 리타 역을 맡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강혜정과 공효진이 더블 캐스팅됐다. 

작품은 미용사 리타가 배움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평생교육원에 입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타는 하루 종일 미용실 손님들과 나누는 한심한 대화에 지쳐 있었다. 집에 오면 늘 축구 경기를 보고 맥주를 마시는 남편의 모습도 싫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옷을 사는 것이 취미지만 아무리 옷을 사도 답답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그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며 문학비평을 가르치는 프랭크 교수에게 매달린다. 

프랭크 교수의 “왜 공부하려는데?”란 질문에 “머리가 텅텅 비었거든요”라고 답한다든지 수업 도중 “사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이혼? 왜 이혼했어요?”라며 집중하지 못하고 던지는 질문은 웃음을 유발한다. 

리타는 프랭크의 수업을 들으면서 하루하루 달라진다. 재밌는 여성이 아닌 교양이 넘치는 여성의 삶에 가깝게 다가간다. 그런데 프랭크는 변화하는 리타의 모습이 낯설고 탐탁지 않다. 이게 과연 리타를 위하는 것인지 확신이 없다. 

시인이기도 했던 프랭크 역시 리타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리타 역시 그에게 외친다. 스스로에 만족하지 못하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저질러 놓고 살라고. 창 밖만 보지 말라고. 프랭크는 시집을 냈었지만 꿈을 접고 절필을 선언, 매일 술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두 인물의 변화는 다소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자아 탐구를 한다는 점에서는 결국 같다. 

 

연극 리타는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 '리타'는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수현재컴퍼니

관전 포인트는 리타가 자아를 발견해갈수록 함께 변화하는 의상이나, 360도 회전무대, 각 장면이 끝날 때마다 무대 상단 스크린에 뜨는 유명인사의 명언 등이다. 

공연장을 찾은 여성들의 반응도 좋다. 딸과 함께 온 신정숙(55)씨는 “한 여성이 변화되는 과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좋은 시간을 알차게 보낸 것 같다”고 말했고 20대 직장인 서은주씨는 “자아 탐구를 계속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바로 앞에서 생생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표면적으로는 열린 결말을 제시하지만, 사실상 이들의 미래는 밝다. 더불어 관객들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2월 1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100분. 만 12세 이상 관람가. 문의 02-367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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