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선언 20주년 맞아 여성운동의 전기 마련
디지털시대 새 여성운동과 영페미니스트의 활약

2014년은 세계 여성계에 있어 중요한 한 해였다. 비극적인 사건들도 일어났지만 여성인권 신장과 여성폭력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각종 캠페인은 미국의 캠퍼스 성폭력 방지 법안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형태의 페미니즘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2015년 세계 여성계의 흐름은 어떨까. 각종 여성단체와 해외 언론이 꼽은 2015년 여성계 이슈와 페미니즘에 대한 전망을 모아 소개한다.

 

유엔여성 베이징+20 사이트 ⓒ출처 : 유엔 여성 beijing20.unwomen.org
유엔여성 베이징+20 사이트 ⓒ출처 : 유엔 여성 beijing20.unwomen.org

△베이징+20, MDGs 이후를 모색=유엔여성(UN Women)이 꼽는 2015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1995년 베이징 여성회의에서 주장된 베이징선언과 행동강령 20주년과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수립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종료다. 베이징선언은 여성운동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성과이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발전과 변화를 이뤄냈지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유엔여성은 올해 초부터 각 당사국과 함께 베이징선언 이후 새로운 플랫폼의 설립과 MDGs 이후 새로운 개발 목표에 더 많은 젠더 이슈를 반영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4차례의 지역별 검토 회의와 올해 2월로 예정된 5번째 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여성운동의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출되는 구체적인 내용은 3월에 열릴 제59차 여성지위위원회(CSW)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차기 미 대선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과 이에 맞서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왼쪽부터) ⓒ미 국무부 사이트, 웨런 공식 홈페이지
차기 미 대선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과 이에 맞서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왼쪽부터) ⓒ미 국무부 사이트, 웨런 공식 홈페이지

△미 민주당 2016 대선 앞두고 여성 후보 경쟁=과연 미국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세계 여성계의 관심은 벌써부터 2016년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 집중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아직 정식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여기에 최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경쟁자로 등장했다.

최근 CNN 방송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ORC가 실시한 2016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 내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66%로 1위를 기록했으며 워런 상원의원은 9%를 얻어 2위를 기록해 조 바이든 부통령(8%)에 앞서는 결과를 보여줬다. 2015년은 대선을 앞둔 민주당 내 여성 후보들의 각축전으로 미국 여성 정치계의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주목받는 영 페미니스트 야스 네카티.
출처 : 야스 네카티 블로그. yassayshi.blogspot.co.uk
영국의 주목받는 영 페미니스트 야스 네카티. 출처 : 야스 네카티 블로그. yassayshi.blogspot.co.uk

△페미니즘 미래 이끌 10대 영 페미니스트 활약=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업저버(The Observer)』는 2015년 영국의 라이징 스타 중 한명으로 18세의 페미니스트 블로거이자 ‘캠페이너’인 야스 네카티를 꼽았다. 네카티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21세기에 맞는 학교 성교육을 요청하는 『베터섹스에듀케이션(BetterSexEdcation)』제안과 일간지 『선(The Sun)』에 여성 누드 사진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노 모어 페이지 3’(No More Page 3) 등 다양한 인터넷 청원운동과 캠페인을 주도한 인물이다.

『가디언』은 야스 네카티를 비롯해 영국의 얄스 우드 이민자 추방센터의 실태를 고발한 20세의 멜템 아브실, 미디어의 성차별과 인종차별, 호모포비아 행태를 고발하는 영 페미니스트 단체 ‘파워드 바이 걸’(Powered By Girl) 등을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함께 영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페미니즘의 미래를 이끌어 갈 10대 페미니스트들의 활약은 2015년에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전반에 걸친 페미니즘의 진화=미 경제지 『컨슈머어페어스(Consumer Affairs)』는 2015년 트렌드 전망에서 문화계 전반에 걸친 페미니즘 성장을 주요 트렌드의 하나로 꼽았다. 미국의 남녀 임금격차를 풍자한 코미디언 사라 실버맨의 인터넷 동영상부터 ‘왕자가 공주를 구한다’는 전통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깬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여성 친화적 내러티브까지 문화 전반에서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페미니즘이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헝거게임’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영화라는 새 장르를 열었고, 여성 영웅 ‘원더우먼’에 대한 페미니즘적 재평가도 이뤄졌다. 팝 가수 비욘세의 ‘페미니스트’ 퍼포먼스와 유명인들의 페미니스트 선언도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15년에도 페미니즘은 문화계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뉴페미니즘 성장=인터넷 청원사이트 케어2(www.care2.com)는 2015년 기대되는 주요 사건 중 하나로 페미니즘과 양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꼽았다. 유명인들의 페미니즘 지지 발언과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청원운동 등 페미니즘은 올해 케어2에서 다룬 주요 주제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2015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여성들을 지지하게 될 것이며 페미니즘은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인터넷과 SNS를 통한 청원운동과 캠페인이라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흐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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