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 가치, 결혼이민 여성에게 강요해선 안돼
가부장적 가치, 결혼이민 여성에게 강요해선 안돼
  • 성미애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부교수, 종로구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공동센터장
  • 승인 2018.01.10 11:04
  • 수정 2018-01-1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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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에 기초한 가족관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해

 

‘2013년 어울림 한마당 축제’ 에서 다문화가정 부부들이 전통 혼례식을 치루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민과 다문화가족이 함께 어울려 서로 이해와 소통을 도모하고 한국에서 따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여성신문DB
‘2013년 어울림 한마당 축제’ 에서 다문화가정 부부들이 전통 혼례식을 치루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민과 다문화가족이 함께 어울려 서로 이해와 소통을 도모하고 한국에서 따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여성신문DB

불과 2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우리 사회는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2013년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인구동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 100쌍 중 8쌍 정도는 국제결혼을 한 경우로, 국제결혼은 우리나라에서 결혼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국제결혼 양상을 살펴보면,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경우가 70.4%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때문에 우리 사회는 결혼을 위해 이민한 여성들의 다양한 모국 문화가 우리 사회의 문화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가족 내에 잔존해 있는 가부장적 가치나 성차별적인 문화도 변화시킬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예측과는 달리 현실 상황은 다르다.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 구성원이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도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직장, 상점이나 음식점, 거리나 동네, 공공기관, 학교나 보육시설 등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내에서도 불편한 양상은 많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결혼 이민자 가족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한국 여성들에게도 설득력을 잃은 보수적인 성역할 태도나 가부장적 가치를 결혼이민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가족 내 갈등을 유발하면서 가족 해체로 연결되고 있다. 결국 결혼이민 여성은 가족 내에서 새로운 문화적 자극제가 되면서 가부장적 한국 가족을 변화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가부장적 한국 가족을 지탱하고 가족의 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기대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연유로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인구동태 통계 자료(2014)에 따르면, 2013년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은 11.7%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조금 낮아지기는 했지만 혼인율과 대비해볼 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의 이혼 비율도 23.1%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민을 와서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 체계를 수용하고 적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수용과 적응도 보편적인 가치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점으로 논의되고 있는 가부장적 제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문제다. 그리고 실제 결혼이민 여성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결혼 만족도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의 결혼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은 다름 아닌 시부모와의 관계와 배우자의 지지 등 긍정적인 가족관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결혼이민 여성에게 우리의 핏줄 의식이나 가계 계승 등 가부장적 가치를 강요하면서 불안정한 가족을 유지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민주성과 평등, 존중에 기초한 가족 및 인척 관계를 먼저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도 한민족의 순수 혈통을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종, 언어, 문화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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