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외화 많이 벌라고 교육했잖나”
“국가가 외화 많이 벌라고 교육했잖나”
  • 엄수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1.05 15:42
  • 수정 2018-01-05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공판, 15명 피해자 할머니 등 50여 명 참석
정부측 변호인단 “국가 강제성 개별적으로 입증하라”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새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개 단체는 19일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국가의 조장, 장려행위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신문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새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개 단체는 19일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국가의 조장, 장려행위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신문

미군 기지촌 ‘위안부’ 여성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공판이 12월 19일 서울지방법원 560호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부장판사 박형준) 심리로 진행된 재판장엔 피해자 할머니 15명을 비롯해 50여 명의 관계자들이 첫 공판을 지켜봤다.

정부 측은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공판 당일 오전에야 답변서를 제출했다. 출석한 정부 측 변호인은 국가 배상이 성립되려면 할머니 122명 개개인이 개별 공무원 담당자의 구체 행위 등을 입증해야 한다며, 경찰의 묵인 방조, 지역보건소 직원들의 강제 검사와 강금 등에 대해 위법행위 입증이 안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에 “정부 측이 개인의 구체적인 불법행위로 환원하려고 하지만 이는 분명히 정부가 관리하고 조직적으로 한 행위로 그 불법성을 묻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지촌위안부 할머니들은 지난 6월 25일 한국전쟁 이후 정책적으로 국가가 기지촌을 조성한 사실을 인정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1인당 1000만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새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개 단체 회원들은 이날 공판 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내무부는 ‘적법한 절차 및 법령에 따라 성병진료소를 설치하고 운영해 왔고, 기지촌 주변 종합개발 계획은 주거환경과 도시기반시설 정비정돈과 관련된 것에 불과하고 기지촌 여성들의 윤락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장, 장려하는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명백한 허위”라며 “122명 원고들의 증언과 국가의 문서와 자료에 기록된 시실만으로도 미군‘위안부’ 제도가 국가에 의해 형성되고 관리되고 운영돼 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판부에 호소한다. 기지촌은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며 한국 여성뿐만 아니라 외국의 여성들까지 인신매매 되어 피해를 받고 있다”며 “국가권력에 의해 여성인권이 유린되는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더 이상 국가에 의해 피해 받는 여성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판부는 미군 위안부 제도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122명의 미군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들은 국가가 나서서 기지촌을 운영하고 장려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신문
122명의 미군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들은 국가가 나서서 기지촌을 운영하고 장려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신문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중 한명인 김명자(가명) 할머니는 “기지촌에 있으면서 건강하게 일해서 미국 돈, 외화를 많이 벌라고 교육을 받았다. 청결하게 미군에게 서비스를 잘 하라며 일주일에 2번씩 성병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병에 걸리면 평택시장 옆에 감방 같은 곳에 갇혔다. 거기서 66호란 주사를 맞은 한 언니는 죽기도 했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김 할머니가 “우리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재판이 되길 원한다”고 말하자 다른 피해 할머니들도 “원합니다” “해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김진 기지촌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공동소송대리인단장은 “정부 측의 위법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답변이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재판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달라”고 말했다. 이 소송의 변호인단은 32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 변론 기일은 2015년 1월 30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560호에서 진행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