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용기와 자신감 주고 싶어요”
“여성들에게 용기와 자신감 주고 싶어요”
  • 이소영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1.10 09:46
  • 수정 2018-01-10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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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여성 봉사단체
120개국 9만5천 회원

 

“즐거움이 없는 봉사는 죽은 거라고 생각해요. 기쁨을 체험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봉사를 해온 게 아닌가 싶어요.”

지난 4월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총재로 취임한 최오란(63·사진)씨는 내년 초 50주년 행사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1921년 창설된 ‘소롭티미스트’(soroptimist)는 세계 120개국에 9만5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 자원봉사 단체다. 우리나라에는 30개 클럽 6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소롭티미스트는 라틴어의 soro(여성)와 optimist(최고)의 합성어로 ‘최고를 지향하는 여성들’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효성병원의 행정원장인 최 총재는 1996년 지인의 권유로 소롭티미스트와 첫 인연을 맺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여성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슬로건이 마음에 들었다. 이후 20여 년간 탈북 여성, 다문화가정 여성, 미혼모, 가정폭력, 성폭력, 마약 및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을 도와왔다. 최 총재는 취임 후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저소득 환자에게 치료비 500만원을 모아 전달하고, 바자회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 2000만원을 소아암 여자 환우 5명에게 후원금으로 지원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집 근처에 고아원이 있었어요. 전쟁고아가 많았던 때라 남루한 행색의 아이들을 보면 측은지심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아원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과일 등을 가져다 주곤 했죠.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그때는 훗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꿨어요.”

 

‘사회사업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이 봉사에 매진해왔다. 봉사를 인연으로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처럼 지내는 여성들도 적잖다. 멘티·멘토 관계로 결연해 소통을 지속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최 총재에게 있어 사회적기업 ‘남북하나통일예술단’(단장 방송연)은 소롭티미스트가 흙 속에서 발견한 진주나 다름없다. 

“탈북 여성이 모여 만든 남북하나통일예술단이 사회적기업이 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왔어요. 저희가 단원들을 만났을 당시에는 찾는 이들이 적어 공연을 하지 못하고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수익성이 없다 보니, 당장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유흥가로 빠져나가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손을 내밀었죠.”

최 총재가 강조하고 싶은 소롭티미스트의 활동은 ‘꿈처럼 살아라’(Live Your Dream) 프로젝트다.

“여성과 소녀들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직업 및 자격증 훈련입니다. 소롭티미스트는 멘토와 멘티 관계를 통해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해주고 있어요. 그림을 잘 그리는 소녀가 미술학원에 계속 다닐 수 있도록, 경제활동을 시작하려는 여성이 제과제빵을 배울 수 있도록 꿈을 밀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모의 가치관은 자녀 인생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특별히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둘째 딸이 자신과 많이 비슷하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학창 시절부터 딸아이는 돈을 모아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곤 했다. 이제는 딸은 물론 며느리와 함께 소롭티미스트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재는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회원 수도 1000여 명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여전히 매 맞는 여성,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 등 돌봄이 필요한 여성이 많습니다. 소롭티미스트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실어준다면, 많은 여성들이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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