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없고 성과 위주 평가로 여성 직원 증가
소통 능력 뛰어나고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 원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 기술 보유 업체로 국내에서 유명한 퀄컴(Qualcomm)은 항상 기업명 뒤에 ‘세계 최초’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반도체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세계 1위 팹리스(Fabless) 반도체 업체이며, 전 세계 무선통신용 반도체 분야에서 수년째 수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100대 기업이자,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 상위권에 선정되고 있다. 기술력이 최우선인 퀄컴이 원하는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2001년 입사해 14년째 퀄컴코리아에 몸담고 있는 이경주(48·사진) 경영지원팀 상무는 ‘소통 능력이 뛰어난 엔지니어’를 첫손에 꼽았다.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직원 90%가량이 이공계 출신이에요. 엔지니어 경력자를 우선 채용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바로 소통 능력이에요. 직원들은 새롭게 나온 칩셋에 대해 주요 거래처에 소개하고, 삼성, LG에서 내놓을 새로운 휴대전화에 대한 정보를 다시 미국 본사에 전해야 하는 등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면서 이 상무는 “소통이 바로 조직의 혈액순환”이라고 말했다. 혈액순환, 즉 소통이 잘돼야 조직도 건강해진다는 말이다. 그는 한국IBM을 거쳐 지멘스와 인텔코리아에서 인사부문을 담당한 인사전문가다. 특히 퀄컴코리아에 14번째로 입사해 인사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관리와 총괄 업무까지 두루 담당했다. 경희대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후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해 자신의 적성을 찾기까지 비서 업무부터 채널 서비스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그이기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년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하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없죠. 하지만 오늘 이력서를 써야 내일 회사에 이력서를 낼 수 있잖아요. 해야 될 것을 하나씩 하다보면 길이 나와요. 취업이 바늘구멍이라고 하지만 바늘구멍에도 작은 길이 있잖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될 수 없어요.”

그가 강조한 ‘하면 된다’는 문장 속에는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라’는 뜻이 녹아 있었다. 목표를 세우되, 추상적인 꿈을 그리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며, 목표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퀄컴에서도 신입 공채를 하나.

“한꺼번에 여러 명의 신입을 채용하진 않는다. 하지만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턴십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조직문화와 잘 맞는 경우 채용되기도 한다. 계약직 엔지니어를 채용하기도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퀄컴 IT 투어 행사를 매년 진행한다. 이공계 학생 중에서 선발해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한 달가량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 직원은 얼마나 되나.

“전체 직원 350명 중 여성은 50여 명으로 아직은 적다. 하지만 최근 엔지니어 중에서도 여성 직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성차별이 없고, 성과 위주로 평가하다 보니 여성들에게도 항상 기회가 열려 있다.” 

 

-훌륭한 복지제도로 유명한데. 

“다른 회사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복지제도가 잘 마련돼 있다. 다른 회사에서 볼 수 없는 제도로는 자녀 사교육비 지원을 꼽을 수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잘 교육받은 아이들이 성장해 다시 회사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본사에 어필했다. 좋은 복지제도가 이직률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구직자들이 취업할 때 꼭 갖춰야 할 것은.

“높은 학점과 자격증을 갖추고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놓지 않은 경우가 상당하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한다면 국문 이력서 뿐 아니라 영어 이력서도 준비해둬야 한다. 내 경우에는 아들에게 중학교 때부터 이력서를 쓰도록 권했다. 인턴십과 대외활동 등을 꾸준히 업데이트 시키다보면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다. 이력서를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가는 일기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구직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입 때는 성실함과 자신감으로 승부해야 한다. 능력은 있지만 자신감이 부족하고 얼굴이 어두우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영어가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 거울을 보고 연습하다 보면 자신감도 늘어난다. 또 긴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선 자기만의 색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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