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을 함께한 노부부 이야기
‘워낭소리’ 기록 앞서

 

지난 11월 27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간 함께한 노부부의 이야기다. 개봉 7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 역대 최대 성적을 냈던 ‘워낭소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관객 몰이 중이다.

소녀감성 강계열(89) 할머니와 로맨티스트 조병만(98) 할아버지는 언제나 한복을 맞춰 입고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죽는다. ‘꼬마’를 묻고 돌아온 후부터 할아버지 기력이 약해지고, 점점 짙어지는 기침 소리를 들으며 할머니는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이 영화는 2012년 9월 촬영을 시작해 2013년 11월 조병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담아냈다. 영화 개봉 후 할머니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기 위해 생애 첫 영화관 나들이를 했다고 한다. 옆자리엔 할아버지 임종 사진을 놓아둔 채.

지난 9월 2014년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먼저 공개돼 전석 매진과 관객상을 받은 이 영화를 두고 DMZ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조재현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좋은 영화”라고 극찬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내년 1월 27일 개막하는 샌타바버라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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