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의 CEO 메리 배라

37개국에서 셰보레, 뷰익, 캐딜락, Uz대우 등 13개 브랜드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CEO로 올해 1월 메리 테레사 배라(52)가 취임했다. 자동차 회사의 CEO로서는 세계 최초의 여성이다. ‘타임’은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포브스’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권력 있는 여성에 메리 배라를 지목했다. ‘포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50명의 여성 사업가 중 첫 번째로 배라를 지목했다.

메리 배라는 정직하고 따뜻하고 소탈한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여성이다. 그녀가 막강한 GM의 대표 이사로 선출된 배경에는 회사의 엄청난 고민이 있었다. 2005~2008년 사이 GM은 위기를 겪는다. 셰보레 코발트의 점화장치가 점화 불량으로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 의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었고, GM은 의회와 소비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가장 거부감이 적을 정직한 이미지의 배라를 CEO로 선택한 것이다.

배라는 CEO 취임 직후 그 문제를 덮어버리기보다는 정면 돌파하는 정직성과 용기로 직선적으로 해결해 나갔다. 의회 청문회에 소환 당했을 때 회사를 대표하여, 또 개인적으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최우선 순위는 모든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못박은 후 새로운 안전담당 임원을 임명하고 자동차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취임 후 8개월 안에 15명을 캐딜락 문제로 해고했고, 7명의 고위임원을 해고하는 강경책을 썼는데, 이것은 GM의 기업문화에는 전례가 없던 것으로 충격이 컸다. 자신의 팀에는 “직선적이고 투명하고 허심탄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녀의 소박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는 여론을 통해 긍정적으로 전해졌고 회사에 도움이 됐다.

30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하는 데 무려 11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2분기 순익은 급감했지만, 그녀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새로운 GM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단언했고, 실제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10월에는 GM이 올해 3분기 세계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늘어난 244만9595대를 판매, 1980년 이후 3분기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고 공표됐다. 메리 배라의 리더십 아래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견고한 성장을 바탕으로 34년 만에 3분기 기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GM은 각 시장에서의 성장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북미에서 셰보레 콜로라도(Chevrolet Colorado), GMC 캐니언(Canyon)을, 유럽에서는 오펠/복스홀 코르사(Opel/Vauxhall Corsa)를, 중국에서는 뷰익 엔비전(Envision)과 캐딜락 ATS-L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메리 배라는 단순히 회사의 이미지를 정직하게 하는 데 쓰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력하게 회사의 고질적인 기업문화의 개혁을 추진해 갔다. 배라 이전의 7명의 CEO도 GM의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메리 배라가 혁신에 성공할지는 아직 진행형이어서 미지수이나, 혹자는 그녀의 강직성으로 해낼 수 있다고 희망을 갖기도 한다. 타임지는 그녀의 영향력을 크라이슬러의 CEO 아이아코카와 비교하기도 한다.

메리 배라는 GM에서 태어나 GM에서 자라난 GM 사람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핀란드에서 온 이민자로 폰티액 회사에서 페인트 제조 담당으로 39년을 일했고, 메리 배라는 직원 자녀에 대한 혜택으로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 제너럴모터스가 설립한 공학대학교(현 케터링대학교)의 후원으로 전기공학을 공부했다. 대학에서 만난 토니 배라와 결혼해 두 자녀가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제너럴모터스의 장학금으로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그녀의 모든 직장도 GM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제너럴모터스 폰티액 공장에서 부품 검사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33년 동안 디트로이트의 조립공장 매니저 등 다양한 엔지니어링 및 행정직책을 맡았다. 그녀의 승진 비결은 현명한 정책결정과 회사에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치는 헌신성이었다고 한다.  동료들은 매리가 매일 아침 사무실에 제일 먼저 출근했고, 밤 11시 이후에도 이메일에 답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성실성으로 승승장구하여 2008년에 글로벌 제조 엔지니어링 부사장, 2009년에 글로벌 인적자원 부사장, 2011년에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 2013년에 글로벌 제품개발, 구매 및 공급 체인의 부사장이 된다. 전 세계 GM 자동차의 설계, 엔지니어링 및 프로그램 관리에 대한 책임을 졌다.

강직하고 과감한 결단력의 소유자인 한편 그녀는 직원들이 생각하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표현하기를 요구하고, 잘 들어주며, 자신의 피드백을 주고, 필요할 때는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인내심 있게 설득하는 따뜻한 포용적 리더로도 알려져 있다.

지역공동체에 봉사를 즐기는 배라 부부는 2012년에 바버라앤드카마노스 암연구소의 연례 만찬을 주최해 암연구 기금으로 170만 달러를 조성하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차는 셰보레 카마로와 폰티악 파이어버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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