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사건은 페미니스트 이슈"
시위 진화도 이끌어

 

퍼거슨 시위와 관련하여 SNS 상에서는 #BlackLivesMatter(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BlackLivesMatter의 트위터 화면 캡쳐
퍼거슨 시위와 관련하여 SNS 상에서는 #BlackLivesMatter(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BlackLivesMatter의 트위터 화면 캡쳐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한 불기소 판결로 인해 촉발된 ‘퍼거슨 시위’가 연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둔 퍼거슨시 거리는 전쟁터로 변했고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퍼거슨 시위는 미국 흑인 사회뿐 아니라 여성계에도 큰 이슈가 됐다. 특히 피해자 처럼 흑인 아들을 둔 어머니, 흑인 여성들은 퍼거슨 시위의 선두에 서서 정의를 외쳤다. 여성계는 ‘퍼거슨 사건은 페미니스트 이슈’라고 주장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여성단체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의 엘리노어 스밀 회장은 “이번 사건은 경찰이 유색인종, 특히 흑인 여성과 남성에 대해 취해온 폭력적인 관행”이라며 “근무 중인 오클라호마시 경찰에게 성폭행 당한 13명의 흑인 여성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최근에도 2명의 흑인 여성이 오하이오와 미시간주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말했다.

FMF는 ‘페미니스트가 퍼거슨 투쟁에 참여해야 하는 5가지 이유’라는 칼럼에서 “아들을 낳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흑인 여성들의 ‘부모로서의 권리’는 여성의 ‘재생산 정의’(Reproductive Justice)의 문제이며 인종주의 또한 페미니스트 이슈”라고 주장했다.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해 불기소 판결이 나왔다. 미국 전역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jtbc 화면캡처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해 불기소 판결이 나왔다. 미국 전역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jtbc 화면캡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313명의 흑인이 경찰이나 자경단에 의해 사망했다. 28시간마다 공권력에 의한 흑인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점은 아들을 둔 흑인 여성 누구나 안심할 수 없는 사회임을 의미하며 이들의 문제는 곧 모든 여성의 문제라는 인식이 여성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엘르 매거진은 퍼거슨 사건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의 수기로 눈길을 끌었다. 채드리아 라부비에는 오빠가 경찰이 쏜 7발의 총을 맞고 사망한 후 가해자 경찰이 불기소 처분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퍼거슨 판결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제 한 여성이 ‘백인 어머니들이 지금 내가 느끼는 바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많은 흑인 여성이 자녀가 집에 오지 않으면 경찰의 총에 맞은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 또한 “흑인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2류 시민’이 될 준비를 하도록 가르치라는 강요를 받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퍼거슨 사건이 이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주장했다.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 이후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11월 25일 뉴욕 맨해튼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 이후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11월 25일 뉴욕 맨해튼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퍼거슨 사태는 폭력 시위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여성들도 이에 앞장서고 있다. 11월 28일 블랙프라이데이에 벌인 불매운동 형태의 소비자 운동 ‘브라운프라이데이’는 그 사례 중 하나다.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미주리주 지부장인 흑인 여성 메리 래틀리프는 백인 남편인 로니 래틀리프와 함께 퍼거슨부터 제퍼슨시티까지 200여㎞에 달하는 평화행진을 시작, 인종을 초월한 시민운동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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