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윤자 한국가정관리학회 회장
가족 건강성 유지·형성·향상을 위해 힘쓸 것

 

지난달 29일 한국가정관리학회 회장에 취임한 오윤자(57·사진)경희대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달 29일 한국가정관리학회 회장에 취임한 오윤자(57·사진)경희대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고 봉사와 헌신의 기회로 삼으라고 회장직에 선출됐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생활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연구·실천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지난 11월 29일 한국가정관리학회 회장에 취임한 오윤자(57·사진) 경희대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회장으로 취임해 어깨가 무겁다며 양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마련하기 위해 학술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1977년 설립된 한국가정관리학회는 가족·가족자원관리·소비자·아동·주거분야 등 가정관리학분야의 학문 연구를 통해 건강가정기본법이 담보하고 있는 가족생활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 연구하는 학회다. 회원 수가 1000여 명에 이른다.

1980년대 경희대 가정학과에 들어가 석박사를 취득한 그 오 교수는 가족학 분야에서 묵묵히 한길을 걸어왔다. 처음 가정학과에 들어가게 된 건 '여자는 가정학과에 가서 결혼해 좋은 가정을 세우는 것이 소원' 이셨던 부모님의 뜻에 따라서였다. 

“결혼 직후 박사과정에 들어갔어요. 제가 이 학문을 배우면, 저와 같이 사는 사람도 좋겠다 싶었어요. 또 당시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듣게 되어 누군가를 도와주게 되니 뜻깊더라고요.”

오 교수의 생각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학문을 통해 실제 자신을 포함해 주위의 가족을 조력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1980년대 경희대 가정학과에 들어가 석박사를 취득한 그는 가족학분야에서 묵묵히 한길만을 꾸준히 걸어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980년대 경희대 가정학과에 들어가 석박사를 취득한 그는 가족학분야에서 묵묵히 한길만을 꾸준히 걸어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 남편은 홀어머니 밑에 외아들로 자랐습니다. 결혼 후 시어머니와 함께 10년을 살았는데, 참 강인하고 무서운 분이셨어요. 헌데 공부를 하면서 그분을 이해하기 시작했지요. 여자 혼자 생활에 자녀를 잘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을 쓰지 않고는 어려우셨던 거죠. 그 다음부터는 ‘여자로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더라고요. 임종 즈음에는 제게 ‘며느리가 아닌 딸이었으면 좋겠다’ 한마디 하셨는데 그 말을 잊지 못합니다.”

오 교수는 결혼준비교육·부부교육·위기가정·조손가족 등 ‘가족생활교육’ 분야 연구에 힘써왔다. 가족생활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점을 찾는 SBS ‘긴급출동 24 솔루션’ 위원,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는 동대문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현장 실무자 겸 센터장으로 활동해왔다.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오 교수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다.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결혼 준비 교육은 받지 않는 사람, 임신을 해도 비싼 조리원은 알아봐도 부모로서 교육은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 피상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본질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해야 한다” 고 말했다. 

오 교수는 앞으로 그간의 경험을 살려 학회의 준비된 인적자원들과 기업을 연결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학술연구 및 대회 등 학회 본연의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많은 사람에게 가족의 건강이 국가의 힘이며 사회적 자본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가족 기능의 강화와 지원을 위한 가족에 대한 제반 교육이 사회적으로 필요합니다. 남성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정책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족주의도 향후 10년 내 변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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