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사면허 취득한 여성 비율 40.5%
고위직 전무한 상황에서 안명옥 신임 국립중앙의료원장 유력
한국여자의사회 “대환영…의료계 여성 진출 신호탄 기대”

 

국립중앙의료원장에 내정된 안명옥 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 ⓒ뉴시스·여성신문
국립중앙의료원장에 내정된 안명옥 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 ⓒ뉴시스·여성신문

공공의료의 중추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신임 원장에 비서울대 출신 여성인 안명옥(사진) 전 국회의원이 유력하다는 소식에 여성계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 내에 여성 진출이 늘고 있는 반면, 두꺼운 ‘유리천장’(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은 여전한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의 국립중앙의료원장 취임이 의료계 여풍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이사회는 신임 원장 후보로 안명옥 전 의원과 한규섭 서울대병원 교수, 이철 전 연세의료원장까지 3인 중 안 전 의원을 최종 후보로 보건복지부에 추천했다. 국립중앙의원료 원장 임명은 국립중앙의료원 이사회에서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하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천된 최종 후보 중 결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신임 원장은 이달 15일께 발령 받아 정상 업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표적인 여의사 단체인 한국여자의사회는 안 전 의원의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내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화숙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은 “의료계에 여성 진출은 활발하지만 ‘유리천장’은 쉽게 깨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의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내정 소식은 굉장히 반갑다”며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에 여성을 임명하는 것은 의료계 고위직에 더 많은 여성이 진출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안 전 의원은 의료계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17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넓은 안목을 가졌다”면서 “공공의료기관의 중추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위상을 높이는 데 여성으로의 세심함과 행정 경험을 두루 거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여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2014년 의사면허를 취득한 의사는 3200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40.5%인 1297명에 달한다. 지난해 33%보다 7%포인트 넘게 늘어난 수치다. 대한여자의사회 자료를 보면 2013년 12월 31일 기준 보건복지부에 면허등록 된 의사는 11만5127명이고, 대한의사협회에 신고를 필한 의사는 9만9396명으로 면허등록자의 86.3%로 나타났다. 신고 의사의 성별 구성을 보면 여성은 2만3094명(23.2%)이며 남성은 7만6302명(76.8%)이다. 

그러나 의대 교수 중 여성 비율은 정체돼 있고, 병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의료계 고위직에 오른 여성들도 급증하는 여의사 비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여교수 비율이 1993년 2%에서 2003년 5%로, 2013년에는 14%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서울대병원 여성 전공의 비율인 47.6%에 비해 교수직 비율은 아직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 56년 동안 국립중앙의료원을 이끈 21명의 원장 중 여성은 15대 원장인 주양자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유일하다. 국립대병원장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김봉옥 충남대병원장이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전국 국립대병원 최초 여성 병원장의 기록을 세웠다.

한편, 안 전 의원은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으로 현재 CHA의과학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특히 안 전 의원은 여성 인권·지위 향상에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의원 때는 여성아동미래비전 자문위원장, 여성가족위원으로 활동했고,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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