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굴산사지 발굴조사 구역 전경(위)과 이번에 발견된 비석 귀부(아래). ⓒ문화재청
강릉 굴산사지 발굴조사 구역 전경(위)과 이번에 발견된 비석 귀부(아래). ⓒ문화재청

강릉 굴산사(崛山寺)지 제3차 발굴조사에서 고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의 귀부(龜趺·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26일 강릉 굴산사지 제3차 발굴조사에서 고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의 귀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귀부는 너비 255㎝, 길이 214㎝, 몸통 높이 93㎝의 크기로 머리 부분이 일부 사라진 상태다. 3중으로 된 육각형의 귀갑(龜甲·거북의 등딱지)과 치켜 올라간 꼬리, 뒷발가락이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조각돼 있다. 

몸통의 중앙에는 비신(碑身·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을 세웠던 비좌(碑座·비신과 비문의 받침돌이 맞닿은 부분)가 마련돼 있고, 그 둘레는 구름 문양으로 장식돼 있다. 귀부 주변에서는 글자가 새겨진 비신 조각도 발견됐다.

한편 강릉 굴산사는 신라 말 고려 초에 형성된 9개의 문파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굴산문의 본산이다. 범일국사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한 영동 지역 선종의 주요 사찰이다. 

강릉 굴산사지에서는 그 동안 여러 건물지, 담장지, 보도시설 등이 발굴된 바 있다. 이번 귀부 발견으로 승탑 주변 구릉부와 사역(寺域·절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 안) 북편 구역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굴산사지 사역의 변화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이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관련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굴 현장에서 강릉 굴산사지 고려 시대 귀부 발견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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