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한국 시각) 이민 개혁안을 발표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한국 시각) 이민 개혁안을 발표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한국 시각) 백악관 특별 연설을 통해 미국 내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이민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에 공화당은 강력히 반발하며 무조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도 한때 이민자였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나라가 우리가 먹을 과일을 따고 우리의 잠자리를 정리하는 노동자들이 법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그냥 보아 넘기며, 아이들을 부모의 품으로부터 잔인하게 떼어놓는 나라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날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누구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혁안은 책임감 있고 상식적이며 중립을 유지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기준에 부합하는 이민자들이 강제 추방되지 않도록 하고, 이들이 어둠의 그늘에서 벗어나 법적인 권한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잘 작동하게 하려는 대통령의 권한에 의문을 품는 의원들에게 내가 해줄 대답은 하나"라며 "(현재 하원에 계류 중인 관련) 이민개혁안을 어서 통과시켜라"고 의회를 압박했다.

또 "새 이민개혁안이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 취득을 위한 무임승차권을 주는 것이 아니고, 특정 정책에 대한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모든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특별 행정지침을 내려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장관이 미국 예산관리국(OMB)과 국가경제회의 등과 협의해 이민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이민개혁안 발표에 공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이날 오전 의회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마치 제왕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그가 주장하는 초당파적 이민개혁의 기회를 고의로 파괴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거부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 대표도 "오바마 대통령은 법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저버렸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행정 명령을 저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와 함께 이번 이민개혁안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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