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픽에서 아이디어 얻었다”
“해외 토픽에서 아이디어 얻었다”
  • 이소영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1.24 11:29
  • 수정 2018-01-2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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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 원작자 홍부용 작가
책 쓰고 아버지 달라져
사람 냄새 나는 작가 되고 싶어

 

소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쓴 홍부용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소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쓴 홍부용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소설을 쓴 후 참 많은 사랑을 받았죠. 이렇게 영화로도 나오고…. 개인적으로 문정희씨 팬인데 선뜻 응해주셨다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영화 관객수요?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 700만 명이 넘으면 참 좋겠어요.(웃음)”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김덕수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아빠를 온라인 중고시장에 올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내용으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구성원들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명문대 출신이지만 하는 일마다 실패하며 10년째 백수 생활을 하고 있는 아빠 태만은 배우 김상경이, 미용실 일을 하며 생활력 강한 슈퍼맘으로 사는 지수는 배우 문정희가 맡았다. 

이 작품의 원작자는 홍부용(41·사진) 작가. 영화 개봉 전날, 홍 작가를 만나 원작의 이야기와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 등을 들어봤다.

“취재기자로 일을 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두 달가량 남미로 여행을 갔었어요. 스페인어를 모르다 보니, 두 달가량 혼자 벙어리처럼 다녔죠. 강도를 만나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고요. 절박한 상황을 경험하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어요. 늘 ‘미래’를 내다보고 살기만 했지, ‘현재’를 즐기지 못했다는 거예요.”

서릇셋에 떠난 여행은 홍 작가의 인생에 나름의 ‘철학’을 만들어줬다.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살자”라는 것. 여행에서 돌아온 후 그는 기자가 아닌 작가의 삶을 살기 위해 외부와 3년가량 절연하고 글을 썼다. 소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가 세상에 나온 건 2010년. ‘아빠 렌털’ 사업이라는 기가막힌 줄거리는 한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

“생활이 어려운 남자가 인터넷 구직란에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냈다는 해외 토픽이었어요. 혼자 살고 있는 여자나 싱글맘 아래에서 외로워하는 아이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기사를 읽으면서 순간 제 어린 시절과 함께 아버지가 떠올랐어요. 아버지께서 광부일을 하셨는데, 갱이 무너지는 바람에 직장 없이 쉬셨던 때가 있었죠. 그때는 ‘아빠는 노는 사람’이라며 원망했었거든요. 그 시절 꿈대로 “일하는 아빠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썼어요.”

놀라운 건 출간 후 실제 홍 작가의 아버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늘 혼자 집 밖으로 겉돌던 아버지는 이제 집안일을 도와주시고, 요리도 하고, 함께 여행도 다니신다. 홍 작가의 말에 따르면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어떻게 보면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보내는 제 마음이며 심심한 위로와 감사장이에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무서운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인 아버지들은 자식들 때문에 모든 걸 견뎌내시잖아요. 정작 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행동반경은 넓어지지만 마음 둘 곳은 사라지시죠. 책을 쓰고 난 후 모든 아버지들이 대단해 보였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아빠 육아를 다룬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즐겨 본답니다.”

 

홍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가족, 이웃 등 우리네 삶을 다룬 휴먼 스토리다. 그가 쓴 전자책 ‘사랑이 넘치는 이혼 공작소’, MBC 단막극 ‘나는 살아 있다’(2011 한국콘텐츠진흥원 단막 지원 사업 당선작)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이 넘치는 이혼 공작소’는 이혼 가정이 재결합하는 내용이고,  ‘나는 살아 있다’는 모성애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예요. 처음 글을 쓰면서 ‘먹물 냄새’가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골방에 앉아 있는 작가보다는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그들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1년 전부터 홍 작가는 매달 넷째 주 일요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나간다. 공원에서 홍 작가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30분 내에 그들의 이야기를 A4용지 한 장에 써주는 예술활동을 한다. 일명 ‘글로 쓰는 초상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개최하는 마로니에 ‘공원예술상점’이에요. 10대 아이들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까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작품의 원천이 되고 있어요.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전달해서 드려야 하니 쉽진 않아요. 할 때마다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나아지는 것 같아요. 습작도 되고요. 그들은 추억이 되니 일석이조죠.” 

마지막으로 “영화를 볼 생각에 설렌다”는 그에게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깨달았으면 하는지 물었다. 

“만능 아빠가 되어달라는 게 아니라, 바쁜 와중에도 왜 바쁜지, 그 바쁜 이유가 가족 때문이라는 것을 짧게라도 표현해주고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자주 늘 함께하지는 못해도 함께 있는 순간만이라도 서로에게 집중하고 아껴주면 그 시간들이 온전히 추억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소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예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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