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생기면 유물 샀어요”
“돈만 생기면 유물 샀어요”
  • 이소영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1.24 13:50
  • 수정 2018-01-24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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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기증하는 이난희씨
생활사 자료 1천여 점, 2016년 말 개관하는 생활사 전문 박물관에 기증
‘생활 속 작은 영웅’ 10인에 들기도

 

전국의 생활사 자료 1천여 점을 수집해 박물관에 기부한 이난희씨. ⓒ여성신문
전국의 생활사 자료 1천여 점을 수집해 박물관에 기부한 이난희씨. ⓒ여성신문

“병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물을 수집했던 것 같아요.”

생활사 자료 1000여 점을 수집해 박물관에 기부한 이난희(56·사진)씨는 “우리 문화재 사랑으로 돈만 있으면 유물 사는 것밖에 몰랐다”고 한다. 이씨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1월 4일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 ‘생활 속 작은 영웅’ 10인에 선정됐다. 생활 속에서 이웃과의 나눔, 배려 등을 몸소 실천하는 이에게 주는 상이다. 

이씨가 소유하고 있는 골동품은 3만여 점. 직접 인사동, 장안평, 신설동 풍물시장, 동대문 벼룩시장 등 전국을 돌며 수집했다. 그중에서도 주로 모은 것은 생활사 자료. “나라의 주인은 왕이 아닌 백성”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생활사 자료들이 눈에 들어왔단다. 자수, 장롱, 문방사우, 농악놀이, 규방공예, 민속놀이, 농기계, 상여, 약탕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골동품들은 이씨의 인생이자 삶 자체다. 

 

이 씨가 주로모은 유물은 생활사 자료. 자수, 장롱, 문방사우, 농악놀이 규방공예, 농기계, 상여, 약탕기 등 다양하다. ⓒ이난희씨 제공
이 씨가 주로모은 유물은 생활사 자료. 자수, 장롱, 문방사우, 농악놀이 규방공예, 농기계, 상여, 약탕기 등 다양하다. ⓒ이난희씨 제공

이난희씨가 수집에 ‘꽂힌’ 것은 1980년대 중반. 우연히 골동품점에 들렀다가 골동품을 몰라보는 세상의 무지함에 놀라면서부터다. 

“골동품 주인 양반이 고문서를 북북 찢어서 옛날 장롱에 붙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왜 그래요’ 물으니, 옛날 것처럼 보여야 손님들이 사간다고 하더라고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미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날로 자루에 남아 있는 고문서를 30만원에 사서 차에 싣고 왔습니다. 그 고문서 중에는 조선시대 문신이었던 박인로(1561~1642)가 회재 이언적을 그리워하는 ‘독락당’이라는 시를 쓴 책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계속 수집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는 틈만 나면 박물관에 가서 살았다. 

“박물관에서 놀 때도, 잘못 전시한 것은 관계자들에게 몇 번이나 지적하고 그랬어요. 오죽하면 문화재청에 있는 분들이 저한테 전화 올까봐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두 아들이 어릴 적 함께 놀러 다닌 곳도 대부분 박물관이나 고궁이었어요. 수십 번 수백 번을 가도 질리지않더라고요.”

 

이씨의 꿈은 후손들에게 수집한 유물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번에 기증한 그의 자료는 서울시 최초의 ‘생활사 전문박물관’에 자리 잡는다. ⓒ여성신문
이씨의 꿈은 후손들에게 수집한 유물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번에 기증한 그의 자료는 서울시 최초의 ‘생활사 전문박물관’에 자리 잡는다. ⓒ여성신문

경주 이씨 가문에 태어나 어릴 적부터 우리 문화재를 좋아했다는 그는 4년 전부터 경주 양동마을 향단에서 전통문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99칸의 한옥에는 역시 그가 모은 생활사 자료로 가득하다. 향단에 오는 손님들이 모두 감탄하는 이유다.

이씨의 꿈은 후손들에게 수집한 유물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번에 기증한 그의 자료는 서울시 최초의 ‘생활사 전문박물관’에 자리 잡는다. ‘생활사 전문박물관’은 서울 노원구 동일로에 있는 옛 북부지원 건물(6967㎡)로 2016년 말 개관할 예정이다. 

“아깝지 않았어요.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애초부터 목적이었으니까요. 문화는 계승해야 가치가 있잖아요. 사라져가는 문화를 후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민속학과에 편입해 더 공부하고 싶어요. 기증하는 문화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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