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팎 살림 도맡는 김상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
리모델링하면서 전국에 있는 정신병원 돌아다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협업

 

김상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은 병원을 정신건강의학 전문병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상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은 병원을 정신건강의학 전문병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각박한 현실 속에 많은 스트레스와 심적인 압박을 받는 분들을 위해 병원을 열었습니다. 환자들의 내면 치유에 힘쓰겠습니다.”

지난 9월 대림성모병원 자매병원인 구로성모병원이 ‘구로다나병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치료 등을 진료하는 정신의학과 전문병원으로 재탄생한 것. 12일 오전 만난 김상임(50·사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은 “리모델링을 하면서 무조건 ‘환자’ 중심으로 기획·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행정원장으로서 병원 안팎의 살림을 4년째 맡고 있는 김 원장은 리모델링을 앞두고 전국에 있는 정신병원만 20군데 넘게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정신건강의학(알코올전문클리닉,조울증, 우울증, 인터넷중독, 거식증, 도박중독)을 중점으로 진료하는 만큼 병원 실태를 파악하고, 아이디어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환자의 인권보호가 되는 병실은 물론 시설까지 쾌적한 곳을 만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입원을 하는 환자의 경우 길게는 석 달, 짧게는 한 달간 폐쇄된 생활을 해야 하지만, 불편해서는 안 되니까요.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도 잘 수 있도록 온돌을 깔고, 층마다 휴게실과 교육실을 만들었어요. 모든 컬러와 동선을 환자 중심으로 했죠. 마음이 어둡다고 해서 시설이 어두우면 치유될 수 없으니까요. 옥상 하늘공원에서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요.”

구로다나병원이 정신의학과 전문병원으로 개원하는 데는 김 행정원장만의 계기가 있었다. 지난 2012년부터 구로소방서 여성의용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구로구 관내를 돌아다니면서 알코올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러나 구로에 이를 치료하는 전문병원이 없어 타지로 가는 환자가 많아서 안타까웠다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등을 보는 청소년 진료과목도 추가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만 내세우다 보니,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챙기지 않아 걱정이 됩니다.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상담사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요. 아무리 복지예산을 넓히고 한다고 한들, 미흡한 실정이죠.”

 

김상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상임 구로다나병원 행정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협업’. 첼로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앙상블 활동을 몇 년 하면서 단체활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혼자 독단으로 하지 않는다. 의료진, 의무지원 파트, 행정 파트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일을 해낼 수 있어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가장 보편타당한 것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것을 지향해서일까. 아버지인 김광태 대림성모병원(국제병원연맹 회장) 이사장, 변주선 대림성모병원 행정원장을 비롯해 주변에 지원군이 많다고.

“사실 정말 배 두드리고 등 따뜻하게 하려고 했으면 (병원은)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거든요. 정신질환은 전염병이 아니에요.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해서 (환자를) 방치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김 행정원장은 다양한 정신건강 재활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한 걸음 앞선 병원을 만들 계획이다.

“보건소와 구마다 있는 노인보호시설인 데이케어센터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무료 상담은 물론이고 병원 내 교육실에서 다양한 강연도 진행할 것입니다.”

하루에 4~5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에게 건강관리 비결을 묻자 “출근하기 전 피트니스에 꼭 간다”면서 “운동을 해야 개운하다. 현대사회에서 운동은 필수”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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