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예산 확대될 수 있을까
예결위 50명 중 여성은 5명뿐
예산조정소위에 ‘여성·가정’ 예산 누락 안 돼

 

정부 예산안 심사가 국회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쪽지 예산 논란이 나와 예산 편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회에서 홍문표 예결위원장 주재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모습.
정부 예산안 심사가 국회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쪽지 예산' 논란이 나와 예산 편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회에서 홍문표 예결위원장 주재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국회가 내년도 예산 심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 측 ‘쪽지 예산’ 의혹,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예산’ 논란까지 나오면서 여성·청소년·가족 등 지원과 돌봄 예산이 제대로 책정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최근 정부가 400억원짜리 달 탐사 쪽지 예산을 내밀었다”며 “미래창조과학부가 예비 타당성 조사 문제로 정부 예산안에 포함하지 못한 달 탐사 예산 410억원이 여당 의원을 통해 소관 상임위 소위에서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는 “달 탐사 쪽지 예산은 차기 대선을 앞둔 이벤트용이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결위 경제분야 정책질의에서 “쪽지 예산이 아니고 시급성이 있어서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제기해 반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다음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쪽지 예산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에 요구한 창조경제 예산(8조3000억원)도 ‘낭비성 예산’이란 비판이 나왔다. 예산이 없다며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까지 삭감하고, 무상보육·무상급식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거나 법적 근거가 미비함에도 정책 앞에 ‘창조’를 붙여 예산을 편성해 놓은 경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는 정부 예산안보다 총 5조300억여원을 증액해 예산심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야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과 민원성 예산을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1조3000억원을 증액해 ‘선심성 예산’ ‘묻지마 예산’이란 비판이 나왔다. 상임위별 소위에서 비공개로 예산회의가 이뤄지는 만큼 근거 자료나 타당성이 없는 사업도 예산에 포함될 소지가 크다. 

지자체들도 덩달아 바빠져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4일 국회 예결위 소속 도내 여야 의원들을 만나 주요 예산에 대해 당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홍준표 경남지사도 12일 경남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해 홍문표 예결위 위원장을 만났다.

이런 가운데 여성·청소년·가정과 관련 돌봄·지원 예산을 심사하는 여가위원회의 고민은 깊다. 예산이 타 부처 대비 가장 적은 전체의 0.15% 정도인데 정부 예산이 더 축소돼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가위는 정부가 아이돌보미(만 12세 이하 가정 방문 서비스) 사업 예산을 당초 예산에서 4억5800만원 줄인 데 대해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을 포함해 증액 편성, 가출 청소년 등 위기 청소년 쉼터 확보, 경력단절을 막을 새일센터도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것과 달리 예산을 줄인 데 대해 증액했다. 이밖에 이혼 후 양육비를 제공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긴급지원 비용,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정에서 나와 생활할 때의 생계비 지원 등 매해 조기 고갈되는 예산까지 포함해 총 700억원 예산을 증액했다. 

여가위 예산소위원장인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여성가족부의 정책은 보통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이 대상”이라며 “그럼에도 타 정부부처 대비 예산이 가장 적고 예결특위에서도 많이 깎인다. 국가정책 방향과 맞게 가려면 보호와 돌봄예산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는 지난주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10일과 11일 경제부처에 대한 부별심사를 실시, 16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해 각 상임위에서 보내온 예산심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심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총 50명 예결위원 중 여성 위원은 5명으로 새누리당 25명 중 나경원 의원 1명, 새정치민주연합 22명 중 여성은 김현미·서영교·최민희 의원 3명, 비교섭단체 몫 2명 중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1명이라 여가위 예산을 얼마나 중요한 의제로 놓고 논의할지는 미지수다.  

막판 증·감액을 논의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새누리당 홍문종·이학재·김도읍·김희국·윤영석·이정현·이한성·이현재 의원 등 8명이 거론되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춘석·김현미·민병두·박완주·송호창·황주홍·홍의락 의원 등 7명이 잠정 배정됐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의원 중 여성은 단 1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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