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K를 보는구나!”

나는 수많은 소문과 사실들의 늪 속에 갇혀 겨우 숨만 쉬고 있을 너

를 건지겠다는 마음으로 온통 하얀 눈길을 차로 달려갔단다. 하얗게

물든 설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어. 지금 생각하니 너와 같은 모습이

었구나.

아직도 어린 아이의 티가 풍겨나는 작기만 한 네가 아이를 낳았다

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고 한 아이의 엄마라고 하기엔 아직도 어

린 너더구나.

산고도 겪었고 야윈 듯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가한 고통 속에서도

다행히 건강해 보이는 널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더라구. 어쩜 그

렇게도 이쁜 아이를 낳았니. 애썼다! 아이는 엄마를 닮아 코는 오똑

하고 뚜렷한 이목구비가 열흘된 아이치곤 굉장히 이쁘더라. 그 아기

에게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 엄마인 네 모습 또한 아름다웠단

다. 아기를 키우겠다는 너를 보며 저것이 모성애구나 느꼈지만 아직

도 어린아이 같은데 아기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더구

나. 하지만 넌 잘 해낼 거야.

고개를 숙이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는 너의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

네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단다. 기억하고

싶지 않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누구도 믿고 싶어하지 않는 너의 마

음을 이 언니는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어. 결코 그 고통은 너의 잘

못이 아니란다. 너무 자책하지 말자. 그것은 오히려 너를 보호하지

못한 어른들과 사회의 책임이 아니겠니!

그래, 나는 너의 언니야. 비록 피를 나눈 자매는 아니지만 너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단다. 그런 나에게 첫 만

남부터 벽없이 대해 주어서 너무나 고마웠고 이 언니에게 아기를 안

아달라고 해줘서 이 언니는 기뻤단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우리 K에게 좌절보

다 희망을 심어주고 싶은데... 지금 우리가 넘어가야 할 산들과 풀어

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은 것 같구나. 우리 힘들지만 주저앉지 말자.

서로 서로 손잡고 이 어려움을 이겨보자! 너를 위해 함께 해 줄 언

니들이 나 말고도 더 많이 있단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잊지

마라.

자꾸만 생각이 나는구나. 네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아기를 보는

모습이... 이 언니들은 너에게 보다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데...울고

있는 네 모습에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너의 슬픔과 고통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 될 그 날을 기다리며...

너의 새언니 최은경으로부터

'강릉여성의전화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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