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 바람 술술 새는 낡은 집에서 춥게 지내는 어려운 이웃들 걱정이 앞선다. 에너지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한 에너지가 부족하면 질병을 얻거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에너지는 기본권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에너지 부족보다는 에너지 과소비로 인해 건강을 잃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2.8%라고 한다. 성인 셋 중 한 명은 비만이라는 의미다. 비만은 섭취하는 열량에 비해 몸을 덜 움직였다는 증거다. 양치질은 전동칫솔에게 시키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애용하는 등 내 몸을 움직여서 해야 할 많은 일을 에너지를 소비하는 각종 기계에 대신 시킨 결과다.

 

도쿄 경산성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후쿠시마 여성들의 모습.
도쿄 경산성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후쿠시마 여성들의 모습. <출처 : 그린 액션 재팬 웹사이트 fukushima.greenaction-japan.org>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건설한 발전소 인근 주민들도 병이 든다. 일본에선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암 발병률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 온다. 최근 부산에서는 갑상선암 발병의 책임이 핵발전소에 있다는 법원 판결도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부산지방법원은 고리원전 인근에서 20년을 살았던 40대 여성이 원전의 방사선 때문에 갑상선암에 걸렸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암 발생에 대한 원전 책임을 국내 최초로 인정한 판결로 기록되었다.

환경 및 탈핵운동 단체들은 “이번 판결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도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원전이 건강에 위해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한 판결”이라면서 원전 주변 지역 갑상선암 피해자들과 함께 공동소송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에너지를 많이 쓸수록 지구도 병이 든다. 그러면 지구를 병들게 만든 어른들 외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까지 아프게 된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8세 여아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의료진은 여아의 발암 원인에 대해 집이 도로 주변에 있어 자동차 배기가스 등 유해물질과 초미세 먼지를 많이 들이마신 것이 발암 원인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은 나와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살기 위한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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