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피해자라는 게 알려질까 두려워 해

 

10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영이 아버지가 발언하고 있다.
10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영이 아버지가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일 걱정했던 것이 나영이가 대변 주머니를 차고 예쁜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고맙게도 세브란스 병원에서 대변 주머니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 주셨습니다. 나영이가 교복 입고 학교 가는 모습을 보면 언제 저 아이가 그런 끔찍한 사건을 겪었나 싶고 대단해 보입니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의 수술과 학교 생활을 전했다. 2008년 당시 여덟 살이었던 나영이는 가해자 조두순에게 끔찍한 방법으로 성폭행과 학대를 당해 신체적·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온 국민을 경악케 했던 아동성폭력 가해자인 조두순에게 내려진 형량이 12년에 불과해 이에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었다. 나영이 아버지는 “6년 후면 조두순이 출감하는데 아이가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사건의 피해자라는 것과 아빠인 제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겁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행정기관의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음도 지적했다.

“지자체에 가서 자주 다툼을 합니다. 관계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아이에 대해 묻는다든가, 아이의 근황에 대해 아주 모르는 사람처럼 체크를 하는데 그때마다 잊고 싶은 사건이 떠오르는 게 힘듭니다. 피해자들이 이런 사건을 잊고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이어 중학교 3학년이 된 나영이가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어 즐거워 보인다면서도 의사가 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부담스러워 한다고도 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