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사회·정치·경제·문화계 인사 50명 만나
날카로운 경고와 따뜻한 조언 건넨 이 시대 멘토들

 

2014년 여성신문이 만난 사람들 ⓒ여성신문
2014년 여성신문이 만난 사람들 ⓒ여성신문

지난 1년간 본지가 심층 인터뷰 코너인 ‘만남’을 통해 지면에 소개한 인사는 50명에 이른다. 사회·정치·경제·문화계 유명 인사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도 만났다. 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준 다양한 삶의 모습은 바람에 흔들리는 이에게는 담백한 위로였고, 희망을 꿈꾸는 이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지지였다. 때로는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때로는 자신의 삶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는 우리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라는 국제무대에서 일본군위안부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사용한 해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는 그동안 꾸준히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이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노력 덕분이다.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1280호)와 김운성, 김서경 부부(1288호)도 각각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서, ‘평화의 소녀상’ 조각으로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수습되지 못한 실종자들이 남아 있고, 수사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못했다. 본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의 순례길을 동행했다(1298호). 두 아버지는 5㎏의 나무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깃발을 들고 하루 평균 20~25㎞를 걷는 고행을 자처했다. “승현이와 웅기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다”는 아버지들의 바람을 담은 십자가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됐다.

여성 헤드헌터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1277호), 조안리 스타커뮤니케이션 회장(1290호), 이에리사 국회의원(1305호),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1308호), 김숙자 배화여대 총장(1309호) 등 시대를 앞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여성들을 만나 도전의 연속인 삶도 들여다봤다. 그들은 선배로서 워킹맘으로서 경력단절의 위기를 넘긴 노하우를 들려줬다. 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이사장(1294호), 나도선 울산의대 명예교수(1303호) 등 여성 과학자들을 만나 그들의 삶에 녹아있는 도전의식을 느끼는 기회도 가졌다. 또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1278호)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1301호) 등 이례적으로 한 해에 전·현직 여성가족부 장관 2명을 만나기도 했다.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길을 낸 여성 리더들은 여성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헌정 사상 첫 여성대법관 출신인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1312호)는 여성 법관 후배들에게 “살기가 너무 빠듯하지만 여성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우리 사회에 잘 적용해 사회에 좀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잊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희경 학교법인 청강학원 이사장(1316호)은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을 나무라지 말고, 시원치 않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산다면 보람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만학도를 위한 학교를 세운 이선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장(1291호),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홍계향 할머니(1296호)는 나눔과 섬김을 몸소 실천하며 이 시대 ‘어른’의 모습을 보여 줬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