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U, 이란 재판부에 재심 요구
앰네스티 “이란 인권 역사에 핏자국으로 남을 것”

 

이란 레이하네 자바리(26)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한 남성을 살인한 죄로 25일(현지시간) 새벽 교수형에 처해졌다. ⓒwww.independent.co.uk
이란 레이하네 자바리(26)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한 남성을 살인한 죄로 25일(현지시간) 새벽 교수형에 처해졌다. ⓒwww.independent.co.uk

정보기관 출신 남성이 성폭행을 하려 하자 정당방위로 칼을 휘두른 20대 여성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영국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이란 사법 당국이 살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레이하네 자바리(26)에 대한 교수형을 이날 새벽에 집행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자바리는 10대였던 2007년 이란 정보기관 요원 출신인 사르반디에게 취업 제안을 받고 집에 따라갔다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자바리는 성폭행을 피하려 갖고 있던 칼로 자신을 보호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자바리의 계획된 범행으로 보고 2009년 사형 선고했다.

국제연합(UN), 유럽연합(EU),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AI) 등은 자바리가 사르반디를 만나기 이틀 전 칼을 구입했다는 자백이 검찰 강요에 의한 것이라며 재심을 요구했다. 특히 앰네스티는 자바리의 범행이 아닌 정체불명의 남자가 등장해 사르반디를 죽였다고 새로운 사실을 제기했으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앰네스티는 “이 처형은 이란 인권 역사에 핏자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토플리스(topless·상반신 노출) 시위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여성운동단체 ‘페멘(FEMEN)’ 회원들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이란 대사관저 앞에서 히잡을 쓰고 자바리의 교수형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페멘은 2008년 우크라이나 매춘산업에 반기를 들고 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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