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식 실태와 정책 과제’ 발표
“학교 안전 수준 향상 위한 투자 시급”

 

한 어린이가 서울 송파구 키자니아에서 안전체험 중 응급구조 실습을 하고 있다.
한 어린이가 서울 송파구 '키자니아'에서 안전체험 중 응급구조 실습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온 사회가 안전문제를 화두로 삼고, 최근까지도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이 ‘100점 만점에 17점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안전의식 실태와 정책 과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월 21일은 성수대교가 무너진 지 만 20년이 되는 날이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수준은 아직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도로, 다리, 터널 등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중요한 인프라 시설의 노후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도로, 다리, 터널 등 시설물 가운데 30년 이상 경과해 노후화된 시설물이 1984년 325개에서 2014년 현재 2328개로 급증하고 있고, 인프라 고령화율도 2014년 현재 11.0%에서 2024년 24.4%로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으로 2007년 30.3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100점 만점에 17점 정도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의식이 ‘매우 부족하다’ 50.9%, ‘다소 부족하다’ 44.1%로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승용차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다’(67.5%), 비상구가 없거나 부실한 노래방을 ‘그냥 이용한다’(81.9%) 등 생활 속에서 안전의식이 실천되지 않고 있으며, 20대와 학생이 가장 크게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또한 연구원은 우리 생활 주변의 건물과 사회기반시설 등의 종합적 안전 수준은 10점 만점에 5.3점으로 매우 저조하며, 선진국(7.8점)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심폐소생술 관련 실습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는 응답이 45%, 소화기 사용 실습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31.1%에 달했고, 화재 등 비상시에 대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전체의 31.7%에 달하며, 여성·학생·전업주부 등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또는 사고의 예방과 대처를 위한 교육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98.7%의 압도적 다수가 공감하고 있으나 실제로 직접 교육훈련에 참여한 유경험자는 36.0%에 불과했다. 교육훈련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93.6%로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적당한 교육훈련 횟수는 ‘6개월에 1회’라는 응답이 33.6%로 가장 많았다. 

안전투자의 우선순위는 ‘생활기반시설’(54.3%)이 ‘사회기반시설’(45.6%)보다 약간 높았으며, 생활기반시설 중에서는 ‘학교’(75.4%)가, 사회기반시설 중에서는 ‘다리’(33.3%)와 ‘상하수도’(25.3%)의 우선순위가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직도 국민들의 안전의식에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특히 20대, 학생, 전업주부 등 안전의식과 교육·훈련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안전 수준의 향상을 위한 투자는 우선적으로 생활기반시설에 집중돼야 하며, 그중에서도 학교의 안전수준 향상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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