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문화 선정…고정희 30주기에 맞춰 토크 콘서트도 열려

 

김선우 시인 ⓒ여성신문
김선우 시인 ⓒ여성신문

여성주의 문화단체 ㈔또하나의문화는 ‘제7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김선우 시인을 선정했다. 단체에 수여하는 고정희 자매상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할머니들에게 돌아갔다. 

고정희상은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운동가였던 고(故) 고정희의 삶을 기리고 이어가기위해 ㈔또 하나의 문화가 제정한 상이다. 지난 2001년 시작돼 격년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성간의 연대와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 활동을 통해 제시한 여성에게 주어진다. 

김선우 시인은 1996년 ‘창작과 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후 세상에서 버림받고 외면당한 것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의 마음을 갖고, 이들의 입장에서 배제된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노력해왔다. 또한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인 사회운동 참여와 실천으로 확장시켰다. 2008년 촛불집회, 2009년 용산 참사, 희망버스, 제주 강정 평화프로젝트,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그는 시대의 아픔에 문학의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으로, 시민의 이름으로 응대해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바리공주’, ‘나는 춤이다’ 등이 있다.

또 하나의 문화 관계자는 “김 시인은 사회운동, 생태 및 영적 경험세계의 연결을 추구하는 여성주의 문화예술실천의 뛰어난 전범”이라며 “시, 소설, 산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가부장적 세계의 현상과 당위에 물음표를 던질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우르는 영성과 윤리성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등 밀양 주민들이 지난 6월 16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 밀양 송전탑 농성장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행정대집행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등 밀양 주민들이 지난 6월 16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 밀양 송전탑 농성장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행정대집행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성들과 할머니들이 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2012년 한전의 송전탑 건설 공사강행에 맞선 이치우 어르신의 분실자결 이후 만 3년째 현장에서 경찰 및 인부들과 대치하며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싸움은 한국 탈핵운동의 지평을 송전망으로까지 확장시켰다. 탈핵이 전국적인 투쟁 사안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밀양 할머니들은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중적 운동주체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 하나의 문화 관계자는 “그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시민운동의 현장에 할머니들이 주체로 등장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시민운동과는 전혀 다르면서도 새로운 운동의 감각과 비전이 가능해졌다”면서 “할머니라는 신체적, 연령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그 끈기와 지구력, 연대능력, 싸움전술 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밀양 할머니들에서 우리는 한국사회 새로운 여성운동 주체의 등장을 확인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고정희상 시상식은 11월 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 신관 4층 하하허허홀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또 하나의 문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동인들의 토크 콘서트 ‘달나라 이야기들’이 열린다. 가수 이적,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이 무대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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