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안전망 포함
아동과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

 

“제가 이번에 재선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여성들이 다 나를 찍은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고양시의 여성 비율이 51%인데 제가 받은 지지율도 51%였거든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재선돼 민선 6기 임기를 시작한 최성(51·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 고양시장은 재선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선거기간 중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 부친상 등 어려운 여건에서 당선된 최 시장은 “여성에게 감사하다”면서 “100만 도시 고양을 여성친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의 ‘여성’의 인연은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최 시장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상임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여성운동가인 고 이우정 선생, 박영숙 선생과 만나면서 양성평등적 시각을 길렀다. ‘아시아태평양 평화재단’ 책임연구원, 청와대 행정관을 하며 여성문제에 남다른 관심이 깊었던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면서 시각은 확고해졌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그는 전국 최초의 여성 부시장인 최봉순(59) 부시장을 발탁했다. 

“여성 부시장을 발탁한 것도 특별히 색다른 일이 아닙니다. 시정 전반을 보는 주요 부서에 여성이 없고 승진도 더뎌지니 여성을 배치한 것이죠. 당시 여러 사람이 제게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당신이 시정을 펼치는 데 편하려면 남성 부시장을 선택하라’고. 저는 정치적인 관점이 아닌 시민적인 관점에서 따뜻하고 가정적인 여성 부시장이 와서 제가 못 챙기는 시정들을 챙기는 것을 바랐습니다. 또 지금 그것들을 무척이나 잘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최 시장은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에도 강조점을 두었다. 그는 “고양시 여성들은 지식 수준이 높으며 고학력자가 많다. 그러나 임신·출산·자녀양육으로 경력이 단절돼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고양시는 관내 전업주부와 경력단절 여성이 취직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업의 CEO가 되고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구를 정책에 반영해 여성창업지원센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양시는 여성창업지원센터 내에 여성기업으로 입주해 고양소상공인지원센터, 고양창업교육센터(덕양구청 내)와 연계해 상담·컨설팅을 제공하고, 선·후배 여성기업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최 시장은 고양시를 문화예술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근 진행됐던 고양호수예술축제와 고양행주문화제가 대표적이다. 또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게 목표다. 

“이번 축제에는 시민들의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시민 모두가 예술에 흠뻑 빠졌죠. 특히 고양호수예술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거리예술축제로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프랑스 ‘파리’처럼 저는 고양을 유럽형 거리축제의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어우러지고 참여하는 도시를 꿈꿔봅니다. 골목상권의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손님을 몰고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된 문화축제에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 시장의 머릿속엔 ‘안전’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 등을 거론하면서 “안전에 대한 절박감이 있다. 탁상공론에 머무르는 안전 매뉴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장밀착형 재난상황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강해야 한다”면서 “안전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재난·재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방범, 먹을거리, 성폭력 및 학교폭력, 자살 문제 등 사회적 안전망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성폭력·여성폭력·가정폭력 예방 지원 확대, 고양시 자녀보호 애플리케이션 무상 보급, 여성 안심귀가 동행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아동과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항상 자신의 선택을 믿고 따라준 가장 가까운 ‘여성’인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내는 제가 일하는 모습에 대해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휴가 갔을 때도 서류가방을 풀고 일하는 저를 보면 항상 푸념합니다. 그래서 민선 6기의 최대 공약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충실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재선이 된 이후 안정을 찾아서 과거보다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서 저의 선택을 따라주고, 아이들의 선택을 따라줬던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잠재력이 있는 건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지닌 감성의 리더십과 포용력, 모성애가 미래에 요구되는 가치이자 공동체적인 선이라고 봅니다. 고양시 역시 남성중심의 구조를 깨고 나와 여성친화적인 도시로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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