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여성 권익 위해 봉사

 

오순숙(69·사진) 대전YWCA 회장은 “여성이 건강해야 가정과 사회가 건강하다”는 생각을 갖고 여성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전YWCA에 상담소를 개소하면서 YWCA에 처음 발을 디뎠다. 오 회장은 “그간 많은 사람을 만나며 상처받은 영혼에게서도 배우고 힘을 얻어 그들과 함께 공유하며 얻는 게 더 많았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한다. 

오 회장은 대전YWCA에서 1992년부터 23년째 봉사하고 있다. 그동안 그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 권익 보호, 당면 문제 등 수많은 일을 해 왔다. 폭력예방사업과 교육·강의를 통해 피해 여성들을 돕고 폭력 가해자에게도 다가가 의식을 깨우쳐주기 위해 애써왔다. 대전 최초로 여성들의 쉼터를 만들기도 했다.

오 회장은 청소년들에게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15년 전부터 학교폭력과 성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컴퓨터 활용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교육을 해왔다. 청소년들을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 어울림마당 ‘와락’이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대전 중교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대전YWCA가 기획하고 진행부터 프로그램 전 과정에 청소년이 참여한다. 오 회장은 청소년들이 살아서 숨 쉬는 존재감과 연대감, 어른들에 대한 신뢰감을 주고 지도력을 길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YWCA는 이 외에도 매월 ‘행복나팔 아나바다장터’를 열고 대전여성포럼 개최, 대전지역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성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오 회장의 남다른 열정은 지난 7월 제19회 여성주간기념 여성지위 향상 유공자 포상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이라는 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오 회장은 “이 상은 대전YWCA가 68년 동안 지역사회 내에서 수많은 일을 해온 것을 인정받아 YWCA를 대표해 받은 것이지 내가 잘나서 받은 것이 아니다. 대전 시민들과 회원들이 함께 이루어 온 것을 대표로 받은 것 뿐”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 회장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너는 네 발등의 불도 끄고 남의 발등의 불도 끌 것이다. 밖으로 나가 큰일을 해라’고 하신 말씀을 늘 가슴에 품고 있다”며 여성들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된 것도 할아버지의 조언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대전YWCA 내에서도 이제 막 배우려는 봉사 후배들에게도 아낌없이 베푼다. 상담을 할 때도 내담자들 사이에서 ‘다시 찾고 싶은 분’으로 통한다. 대전YWCA의 ‘정의, 평화,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라는 캐치플레이즈가 여성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살아온 오 회장의 삶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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