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민정(23)씨가 해군 사관후보생 모집에 지원했다. 재벌가 자제들의 세습이나 병역 기피가 만연한 상황에서 여성인 차씨의 군 장교 지원이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민정씨가 지난 4월 해군 117기 해군 사관후보생(OCS) 모집에 지원해 필기시험에 합격한 뒤 지난 달 면접과 신체검사를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최종 합격 여부는 이달 29일 결정된다. 

민정씨는 항해 장교인 전투병과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면접까지 치른 경우 결격사유가 없으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일정 기간 군사 교육을 받은 뒤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민정씨는 해군 장교 지원을 스스로 결심한 뒤 가족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처음에 민정씨의 해군 장교 지원을 반대했지만 끝내 뜻을 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 씨의 해군 장교 지원은 이례적이다. 재벌가 자제들 대다수가 주로 그룹 내 임원직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거나 사업체를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군 장교를 지원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민정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다. 베이징대학 재학 시절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을 정도로 자립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1년 7개월째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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