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러워…방한 기간, 기도 잊지 않아”
김건태 신부, 19일 진도 팽목항 찾아 교황 묵주와 함께 전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해 쓴 위로 편지. ⓒ교황방한준비위원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해 쓴 위로 편지. ⓒ교황방한준비위원회
 

프란치스코(78) 교황이 방한 마지막 날인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의 편지를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이호진씨의 세례식이 끝난 뒤 자필로 서명한 한글 편지를 세례식에 배석한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인 김건태 신부에게 전달했다. 김 신부는 19일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편지와 교황의 묵주를 직접 전달한다.

교황은 편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위로했다.

이어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교황은 편지에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다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주께 간구했다.

교황은 4박5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로마 바티칸으로 출국했다.

다음은 위로편지 전문.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여러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황지현, 허다윤,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 이영숙, 그리고 일곱 살배기 권혁규 어린이가 하루 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실종자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Servus Servorum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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