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4일째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 씨
16일 프란치스코 교황 만나 유가족 뜻 담은 편지 전달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시민이 건넨 응원의 편지를 읽고 있다.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시민이 건넨 응원의 편지를 읽고 있다.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답답한 가슴이 뚫린 느낌입니다. 교황님께서 제 편지 잘 받았다고 답장하나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전 세계 언론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마음이 후련하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세월호 유가족 400여 명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미사 직전 무개차를 타고 지나가던 교황이 차에서 내려 자신에게 다가오자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십시오”라며 노란색 봉투에 희생자 가족의 뜻을 담은 편지를 교황에게 건넸다.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한달 여 사이에 57kg에서 47kg로 10kg 가량 살이 빠진 그의 얼굴과 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해 있었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간호사의 진찰을 받고 있는 모습.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간호사의 진찰을 받고 있는 모습.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인다. 

많이 안좋다. 34일 동안 안먹었는데 몸이 멀쩡할 리가 없다. 투지 하나로 버티고 있다. 너무 말라버렸다. 무릎도 그렇고 근육도 힘이 없어졌다. 기억력도 안 좋아지고. 

-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편지를 전달했다. 마음이 어떤가.

엄청 답답했던 가슴이 뚫렸다고 할까. 제 편지를 받았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차에서 내려서 악수해줬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전 세계 언론에 날 알리는 기회가 됐고, 교황님께 세월호 희생자들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릴 수 있게 됐다. 또 박근혜 정부 측에 압력을 넣어달라는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다. 지금 마음이 아주 편하다. 그러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좀 더 압박해야한다. 특별법 제정할 때까지 끝까지 단식 할 거니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 편지는 언제 작성했나.

어제 했다. 제가 기억력이 없고 몇 줄 쓰다보면 계속 까먹어서 대충 얘기한 것을 변호사님의  도움을 받아 다시 글로 썼다.

- 편지 내용은 무엇인가.

교황님은 평화와 인권을 굉장히 중시하는 분이다. 가난한 약자를 끌어안아주시는 분이다. 교황님께서도 가장 가난하고 약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끌어안아주는게 교황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유가족이 제일 가난하고 제일 약한 사람들이니까 우리도 끌어안아주시고 세월호를 끝까지 잊지말고 보살펴달라는 내용으로 썼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의 모습.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의 모습. 김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 째 단식 농성 중이다. ⓒ김소정 기자

- 단식은 언제까지 계속 할 생각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내가 언제까지 단식을 할 것인지. 공식적으로 난 얘기한다. 죽을 때까지 여기서 할 거라고. 특별법 제정해줄 때까지 난 끝까지 할거라고. 날 이기지 못할거다. 

-18일 교황이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추가적으로 하고싶은 말씀 있다면.

우리 정부에게 더욱 강하게 어필해줬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세월호의 진실을 알려주고, 대한민국의 진실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또 교황님께서 제 편지 잘 받았다고 답장하나 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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