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타이틀의 선정적 사진으로 ‘청소년 포르노’ 비판
설립자 성추문 스캔들로 퇴출 당한 후 또다시 논란에

 

문제가 아메리칸 어패럴의 홍보 사진. 논란이 된 후 이 사진은 바로 삭제되었지만 캡쳐된 화면이 SNS 상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출처 : 아메리칸 어패럴 인스타그램
문제가 아메리칸 어패럴의 홍보 사진. 논란이 된 후 이 사진은 바로 삭제되었지만 캡쳐된 화면이 SNS 상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출처 : 아메리칸 어패럴 인스타그램

미국의 유명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이 자사의 SNS에 올린 제품 홍보 사진으로 인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여고생처럼 보이는 한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고 몸을 차창 속으로 구부리면서 치마가 들려 올라가 속옷과 엉덩이가 노출되는 뒷모습을 담은 이 사진은 ‘청소년 포르노’ 혹은 ‘로리타 판타지’라며 비난을 받았다. ‘로리타’는 12세 소녀에게 성적인 열병을 앓는 남성을 다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로 ‘로리타 콤플렉스’는 ‘소아성애’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젊은 층을 겨냥해 교복과 비슷한 느낌의 옷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백 투 스쿨’(Back to school)이란 이름의 제품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개됐다. 같은 카테고리하의 다른 사진에서도 학교를 배경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사진에는 “당신의 첫 번째 숙제는 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이라는 사진 설명이 달려 있고 사진에서 강조되는 것은 의상 자체보다 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여성의 맨 다리와 엉덩이 윤곽이다.

아동 자선단체 ‘키드스케이프’의 페터 브래들리는 “혐오스러운 사진”이라며 “상품 판매를 위해 아동 포르노와 아이들의 성을 이용하고 있는 이런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하고 “회사 경영진은 자신의 딸에게 이 스커트를 사도록 허락하겠느냐”고 비꼬았다. 보수파 국회의원인 캐롤라인 녹스는 “특히 아메리칸 어패럴이 ‘학창 시절’을 내세운 상품의 사진들은 부적절하다”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지난 3월에도 인종차별적이며 성차별적인 광고 사진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출처 : 아메리칸 어패럴 웹사이트
아메리칸 어패럴은 지난 3월에도 인종차별적이며 성차별적인 광고 사진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출처 : 아메리칸 어패럴 웹사이트

사진에 대한 비난 여론은 소셜 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지나치게 짧은 스커트의 길이를 지적하며 “어떤 학교에서 이런 드레스 코드가 허용되는가? 우리 학교는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백 투 스쿨’ 캠페인에서 소개되는 스커트들은 로리타 판타지와 성차별주의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같은 카테고리에서 판매되는 한 미니스커트 제품명은 ‘로리타 미니’다.

한 장의 사진이 이 같은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또 다른 이유는 지난 6월 이 업체의 설립자인 도브 차니가 수건의 성추문 스캔들로 퇴출당한 사건도 한몫했다. 2011년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혐의로 피소 당하는 등 여러 차례 스캔들에 휘말렸던 차니 전 사장은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사회에 의해 쫓겨났고 회사를 되찾기 위한 그와 현 경영진과의 싸움으로 아메리칸 어패럴은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아메리칸 어패럴이 광고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월에는 상반신을 노출한 전 무슬림 여성의 가슴 위로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라는 카피 문구가 가로지르는 모습의 광고 사진을 잡지에 게재해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도 반라의 여성 모델이 옷을 완전히 입은 남자 모델들과 함께 있는 모습의 남녀 공용 티셔츠 광고 사진으로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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