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개봉 영화서 여성 캐릭터 약진

올 하반기 개봉한 국내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약진하고 있다. 여성 배우들은 남자 배우들이 점령한 극장가에서 ‘홍일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군도 윤지혜
'군도' 윤지혜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명사수 역할로 존재감 드러낸 ‘윤지혜’ 

지난 7월 23일 개봉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이하 군도)에서 배우 윤지혜가 연기한 ‘마향’ 역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중 유일한 여성이다. 군도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인 ‘군도’를 그렸다. ‘마향’은 지리산을 누비던 군도 추설의 일원으로 활쏘기에 능한 명사수다. 의적떼의 드센 사내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인물이다. 영화 ‘예의 없는 것들’(2006)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윤지혜는 공백이 무색하게 하정우와 강동원,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등 충무로 대세 남성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이를 안고 거뜬히 활을 쏘는 모습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연기는 영화에 맛을 더한다.

 

명량 이정현
'명량' 이정현 ⓒCJ엔터테인먼트

처절한 몸부림으로 영화 압권 ‘이정현’ 

‘군도’를 제압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에서 이정현이 연기한 ‘정씨부인’도 영화 속 유일한 여성 캐릭터다.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그린 작품이다. 이정현은 왜군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혀가 잘려 벙어리가 된 비운의 여인 ‘정씨 부인’을 연기했다.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등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표정과 행동만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왜군과 조선군이 해전을 벌이던 중 폭탄을 실은 가미카제 선함을 발견하고,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압권이다. 탐망꾼인 남편 임준영(진구)이 선함 안에 타고 있음에도 대의를 위해 사랑을 희생하는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영화 해적에서 배우 손예진은 조선 바다를 호령하는 해적 두목 여월 역을 맡았다.
영화 '해적'에서 배우 손예진은 조선 바다를 호령하는 해적 두목 '여월' 역을 맡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 손예진

8월 6일 개봉하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이하 해적)에서 손예진은 조선 바다를 호령하는 해적 여두목 ‘여월’ 역을 맡아 열연한다. 영화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개국 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대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은 이 작품에서 생애 처음 액션연기에 도전, 밧줄을 타고 날아다니고 거친 몸싸움에 스스럼없는 캐릭터로 분했다. 주로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연기해온 그가 김남길, 이경영, 오달수, 김태우, 박철민 등과 함께 거친 액션연기를 선보임에 따라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해무 한예리
'해무' 한예리 ⓒNEW

완벽한 조선족 말투에 감정연기 한예리

배우 한예리는 영화 ‘해무’(감독 심성보)에서 홍일점 캐릭터인 ‘홍매’로 분했다.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8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군도’에서 하정우 동생으로 깜짝 출연하며 존재감을 보인 한예리는 이 작품에서 소식이 끊긴 오빠를 찾기 위해 밀항에 오른 조선족 처녀 홍매를 연기한다. 그의 완벽한 조선족 말투, 감정연기와 더불어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과의 멜로 연기도 볼 수 있다. 영화는 국내 정식 개봉에 앞서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윤석, 이희준, 문성근 등이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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