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통계, 여성할례 30년 전보다 3분의 1 감소... 강력한 정책 필요
여성 조혼 감소 추세 높이지 않으면 2050년에도 현 수준일 것
"여성은 재산이 아니다...자신의 운명 결정권 가져야"

 

어린 시절 할례를 경험했던 15세의 수단 소녀 네쉬와는 의사가 되려는 꿈을 가진 소녀다. 유니세프 #endFGM 캠페인 포스터 중.
출처: UNICEF/NYHQ2009-1466/HOLT
어린 시절 할례를 경험했던 15세의 수단 소녀 네쉬와는 의사가 되려는 꿈을 가진 소녀다. 유니세프 #endFGM 캠페인 포스터 중. 출처: UNICEF/NYHQ2009-1466/HOLT

유니세프가 여성할례와 조혼에 대한 새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전 세계 수억명의 여성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이 두가지 악습을 신속히 종식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통계에 따르면 여성 할례가 관습적으로 행해지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29개국에서 1억 3000만 명의 여성들이 할례를 받았다. 청소년기 여성의 성기 일부를 잘라내는 의식인 할례는 어린 아이들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출혈, 감염, 사망의 위험이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 불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최근 할례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다. 법률 개정 등을 통해 케냐와 탄자니아에서는 20년 전보다 할례의 수가 3분의 1 감소했고 중앙아시아, 이라크,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절반가량 줄었다. 할례가 없어져야 하는 관습이라는 믿음도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적 압력 때문에 자신의 딸들에게 할례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혼은 할례보다 훨씬 더 만연해있는 악습이다. 전 세계에서 18세 이전 미성년일 때 결혼한 여성은 7억 명이 넘고 이 중 3분의 1 이상인 2억 5000만명은 15세 이전에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일 때 결혼하는 여성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많은 수가 가정폭력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또한 10대 소녀의 임신은 20대 여성들보다 위험해 산모 사망률이나 영아 사망률이 높다.

지난 30년간의 감소추세가 계속된다면 인구 증가율을 고려할 때 2050년까지 조혼여성의 숫자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할례를 받은 여성의 숫자는 630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정된다. 하지만 감소율이 두배가 되면 조혼 여성의 수는 2030년 5억 7000만명, 2050년 4억 5000만명으로 줄어들고 할례를 받은 여성의 숫자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앤쏘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는 “여성할례와 조혼은 여성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며 “소녀들은 재산이 아니라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 존재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이 수치들은 우리의 노력이 가속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면서 “실제의 삶을 표현하는 숫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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