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국주 ‘식탐송’ 열풍이 던지는 메시지는
개그우먼 이국주 ‘식탐송’ 열풍이 던지는 메시지는
  • 김소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7.23 10:13
  • 수정 2018-01-11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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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찌든 한국 사회에 새로운 바람 일으켜
‘먹어도 괜찮아’…다이어트 병든 여성들 위로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이국주. ⓒJTBC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이국주. ⓒJTBC
 ‘식탐송’ 신드롬의 주인공 개그우먼 이국주(28)가 연일 화제다. 그의 인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이 먹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심리를 나타낸 식탐송은 외모지상주의에 병들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살집 있는 몸매를 가진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식탐송’은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연출 김석현)의 ‘10년째 연애 중’이라는 코너에 나오는 노래다. 이 코너는 과격한 농담과 장난을 일삼는 장기 연애 커플을 상세히 묘사해 웃음을 주는데, 이국주는 10년 전과 달리 세월만큼 살이 붙은 여자친구로 나와 강한 식탐을 드러내며 노래를 부르는 연기를 선보인다. 방송에서 그가 부른 여러 버전의 식탐송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식탐송은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 카레 먹고 와야지’ ‘걷다보니 신천역 삼겹살집 앞이야’ ‘쏘리쏘리쏘리쏘리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다 먹었지요’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밥 먹읍시다~’ 등 기존 곡들의 뒷부분을 개사한 형태다. 트로트부터 발라드, 아이돌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이 그의 입을 거치면 웃음 제조기 식탐송으로 탄생한다.  

이국주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방송가에서 대활약하고 있다. 이국주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인기 아이돌그룹 미스에이 멤버인 수지와 함께 설탕 광고를 촬영했다. 최근엔 셰프와 주부의 요리 대결을 다룬 푸드TV ‘셰프를 이겨라’의 MC로 발탁됐다. MC 데뷔는 방송 활동 9년 만에 처음이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가수 홍진영과 머리채를 잡고 육탄전을 벌이는 몸개그로 안방 극장을 초토화시켰다. 다국적 청년 11명이 토론을 벌이는 JTBC ‘비정상회담’에선 2010 미스코리아 진 정소라와 함께 최초의 여성 게스트로 출연, 사회가 규정한 전형적인 미에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매력을 보여줬다.

 

tvN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10년째 연애 중’ 코너 한 장면. 사진= tvN 방송 화면 캡처.
tvN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10년째 연애 중’ 코너 한 장면. 사진= tvN 방송 화면 캡처.

이국주의 이러한 행보는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그는 줄곧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하며 아름다움의 다양성에 대한 가치를 전파해 왔다. 방송인 이영자를 비롯해 김현숙, 김신영, 김민경 등 뚱뚱한 외모를 개그 소재로 활용하는 개그우먼 중 하나가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도 있지만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긍정적 메시지를 끊임 없이 창출하고 있다. 

이국주는 7월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가끔은 살 빼고 싶을 때가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내가 좀 더 예뻤으면 이 사람이 날 좋아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경험이 있다”면서도 “살면서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굳이 살을 빼지 않아도 이 외모로 일과 사랑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도 이국주의 당당함에 박수를 보냈다. 회사원 박은영(28)씨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한국에서 여성들은 다이어트 압박감이 심한데 이국주의 연기를 보며 웃음을 뛰어넘는 어떤 해방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개그 프로를 즐겨본다는 이윤희(가명·25)씨는 “뚱뚱함을 개그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기존 개그코드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면서도 “이국주의 경우엔 자신을 당당하게 여기는 것이 연기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을 부지런하고 유능하게 바라보는 사회에서 뚱뚱한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이러한 캐릭터에 사람들이 호감을 갖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 “방송에서 뚱뚱한 개그우먼에 대해 자신만 당당함을 유지한 채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는 구도가 연출되는 것은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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